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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같이 울리는 알람소리를 들으며, 04시에 일어나서 눈꼽이나 떨어질 정도로 대충 세수를 하고, 미리 챙겨둔 등산베낭을 둘러 메고 집결지로 향한다. 아직도 캄캄한 새벽이라 버스에 오르자 모두들 부족한 잠을 청하고, 일정하게 들리는 버스 엔진소리가 자장가 처럼 들린다. 버스는 국토를 횡단하는 영동고속도로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강원도 삼척으로 달리고 있다. 중간쯤 문막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또 달리기 시작한다. 강원도 동해시를 지나서 버스는 삼척방향으로 향해서 댓재를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가는 댓재의 느낌은 옛날 대관령고개 이상이나 험난했다. 굽이굽이 급거브를 돌아서 해발 810m 고지를 오르는 길은 간간히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댓재를 오르니 멀미가 날듯 속이 매스껍다. 댓재 정상에 도착하니 벌써 시간이 오전 10시가 되었다. 출발지에서 이곳까지 이동시간이  5시간을 소비하게 되었다. 댓재에서 출발한 70여명의 일행들은 두타산 정상을 거처서 쉰움산을 지나고 천은사 방향으로 코스를 설정했다. 천은사까지의 도착시간은 오후 3시 30분까지로 정하고 등산로를 향하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댓재에서 출발하는 등산로 입구에 산신각 옆으로 산행은 시작되었고, 간간히 내리는 비에 바닥이 젖어 있었다. 비가 올것이라고는 전혀 예상도 못했는데 이곳은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게 내리기 시작한다.


댓재에서 출발해서 두타산 방향으로 30분정도 오르면, 햇댓등이 나오고 여기에서는 급경사로를 하산하는듯 한참을 내려간다. 가랑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등산로는 특별히 조망할것이 전혀없었다. 참나무와 잡목의 녹음이 짙은 산길을 따라서 오르고 내리다보니 통골재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통골재를 지나서부터 두타산 까지는 원만한 경사로를 계속 오르게된다. 정상을 30분정도 앞두고 부터는 참나무와 잡목들이 고산의 풍파에 가지들이 모질게 꾸불꾸불하게 보이고, 등산로 주변에 간간히 연분홍 철쭉꽃들이 그나마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었다.


2시간 30분 걸려서 해발 1353m 두타산 정상에 도착하였으나, 안개로 인하여 주변을 조망을 할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베낭을 풀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으나, 추워서 덜덜 떨며 손까지 시려워서 장갑을 끼고 점심을 먹어야했다. 누군가 한마디 한다." 두타산 정말 골 때리는 산이네"


두타산 정상에서 쉰움산 방향으로 짙은 안개속을 내려다보니, 급경사로에 암반지대라 로프를 타고서 미끄러운 등산로를 조심조심 하면서 하산을 시작한다


두타산 정상에서 안개속에 거의 1시간 이상을 조망도 못했는데, 드디어 햇살이 희미하게 비치기 시작하고 갑자기 나타난 소나무 숲속에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진 곳을 발견한다. 몇시간만에 색다른 풍경을 보게되자 일행들은 각자 포즈를 취하고 사진찍기에 바빴다.


등산로 주변에서 내려다보이는 색깔 다른 소나무들이 부둥켜 안고서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모두 한마디씩 하기에, 관심있게 한컷 찍어보았다.


두타산 정상에서 1시간 30분쯤 하산길에 쉰움산을 만날수 있는데, 태백산과 마찬가지로 무속의 성지라 이를 만한 곳이다. 산 곳곳에 돌탑등이 즐비하며, 길쭉한 돌에 실을 감아서 치성을 드리던 흔적들 수없이 많이 보인다. 어느 할머니가 이곳에 놀러 왔다가 그만 신이 내려 무당이 되었다는 일화도 전해 내려온다.


 강원 삼척시 미로면 쉰움산(五十井山. 683m)은 정상의 바위표면이 흡사 달의 분화구 같기도 하고 천연두를 앓은 자국 비슷하며 가뭄에도 항상 물이 고여 있어 신비감을 더 한다. 쉰움산은 실제로 산정상이 아니라 여기저기 수많은 웅덩이가 패인 암반지대다. 쉰움이란 지명은 이처럼 오십개의 움이 팼다는 뜻으로, 한자로는 오십정산이라고도 표기를 한다.


바위에 패인 자국을 누가 50개라 하였는지는 몰라도 마치 함지박에서 술잔 크기까지 크고 작은 것까지 따진다면 실제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쉰움이란 지명은 이처럼 오십개의 움이 팼다는 뜻으로, 한자로는 오십정산이라고도 표기한다고한다.


쉰움산에서 좌측을 조망해보면 거대한 산이 깍아진듯 절벽을 이루고, 바위들이 우뚝우뚝 서있는 거대한 그랜드 케니언 대협곡을 연상하게 한다.


이곳에서 부터는 소송들이 산 전체에 쫘악 깔려있어서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으며, 나뭇가지들이 꾸불꾸불하게 괴목처럼 형성된 소나무들도 많이 볼수있다.


쉰움산 정상에도 거대한 수직절벽을 가진 암반들이 우뚝 우뚝 솟아 있어서, 멀리까지 조망하려고 높이 올라가지만 절벽아래로 내려다보면 가슴이 섬짓하게 느껴진다.


바위절벽 아래에도 모질게 생명력을 유지해온 나무가 분제목처럼 단단하고 꾸불꾸불하게 생긴 생명력들을 수없이 느낄수 있다.


쉰움산 정상에서 모처럼 햇빛을 받으며 멀리까지 조망을 하고 나서야 일행들은, 오늘 산행의 보람을 찿을수 있다고 한마디씩 한다. 정말 쉰움산 정상은 전국명산 어디를 가도 볼수없는 특이한 풍경을 볼수 있어서 좋다.


쉰움산 정상에서 하산로를 따라 조금내려가서 멀리 앞산을 조망해보니 전체가 온통 미끈하게 뻣어 올라간 노송들이 온산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하산로에 울창한 노송들이 울창한 송림


천은사 방향으로 평평하고 넓은 전망대 바위


전망대바위 주변에 쌓아올린 돌탑들


전망대 바위옆에 있는 돼지족발 같은 흔들바위


전망대바위 수직절벽 아래로 내려다본 조망


천은사 방향으로 하산로의 소나무


천은사 방향으로 하산로의 소나무


천은사 방향으로 하산로에 특이한 바위


천은사 방향으로 하산로에 특이한 바위


 천은사는 고려시대에서는 당대의 학자 이승휴가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를 읊은 서사시 '제왕운기' 를 이곳에서 지었고, 그 당시의 유적이 아직도 남아 있어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고한다.


천은사 입구를 들여다보면 수고가 17m에 수령이 250년 넘는 느티나무가 가득 들어차 울창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산행은 댓재 - 산신각 - 햇대등 -  1228봉 - 통골재 - 두타산 - 전망바위 - 헬기장 - 쉰움산 - 천은사까지 (5시간 30분 소요) 오후 3시 30분까지 하산완료하였다. 댓재에서부터 자욱한 안개속을 헤치고, 명산으로 알려진  두타산 정상을 올라 갔지만, 등산로 외에는 아무것도 조망할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쉰움산을 내려서서 시야가 확보되고, 노송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멋진 조망에 감탄을 하면서 만족한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쉰움산은 유명하게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산정의 풍치와 계곡의 아름다움, 그리고 산기슭의 명찰까지도, 명산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추어진 산이 틀림없다. 비록 산행조건이 안좋아서 힘들게 산행을 하였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자연에서 얻을수 있는 진리를 한아름 안고갈수 있어서 가슴이 뿌듯한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view on ☞  꾸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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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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