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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아침 일찌감치 산행을 떠났다. 높은산 보다는 가볍게 산행을 즐기기 위해서 가까운 근교에있는 짧은코스를 선택하였다. 충남 예산군 대술면공주시 유구면 및 아산시 송악면에 걸쳐있는 해발 534m 높이의 봉수산은, 산세가 봉황의 머리를 닮아서 봉수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북쪽에 있는 봉곡사 방향이 봉황의 왼쪽 날개에 해당되며, 남쪽의 천방산(478.9m) 능선이 우측 날개에 해당되며, 대술면 상항리 갈흘고개가 봉황의 꼬리에 해당한다. 따라서 봉수산 정상은 봉황의 머리가 되는 셈이다.

봉수산은 남북으로 날개를 펼친 채 동쪽에 있는 광덕산(699.3m)을 향해 날아가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산은 육산으로 등산로는 뚜렷히 잘 나있으며 산도 높지 않고,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수 있는 산이어서 나들이 겸 등산 코스로 가족과 함께 가볍게 산행을 할수 있는곳이다. 봉수산 산자락에는 만공 스님이 깨달음을 얻고 오도송을 읊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전통사찰 봉곡사는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사찰이있다. 그리고 송림으로 울창한 봉곡사 진입로는 구불구불한 산길과 온갖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가 숲길을 만난다.



봉수산 자락의 봉곡사 입구의 진입로는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한 소나무숲이다. 백년 안팎씩 묵은 큼직한 소나무들이 맑고 시원한 솔바람을 내어뿜는 700m 가량의 산길을 따라올라가면 마음마저 후련함을 느낀다.


오래된 절집 들머리엔 대개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길이 있다. 숲길을 걸어오르는 동안 세속의 때를 조금이나마 씻어내라는 뜻일까?  수십 수백년을 함께 서서 숲을 이루고 있는 아름드리 전나무·소나무·참나무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마음속까지 씻길 것 같은, 크고 깊고 서늘한 그늘을 드리운 숲길들이다.


산길은 오른쪽에 조그마한 골짜기를 거느리고 오른다. 실낱같은 이 물줄기는 유곡천을 이뤄 마을을 지나 송악저수지로 흘러든다. 굽이쳐 올라간 소나무숲길은 매우 아름답지만,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어 운치를 떨어뜨린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소나무들에서 이상한 표시들을 발견하게 된다. 거의 대부분 소나무들의 밑둥에 V자 모양의 흠집이 새겨져 있다. 일제가 2차대전 당시 비행기 연료 등을 만들기 위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다.
일제가 이 땅에 남긴 또다른 상처인 셈이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수피를 가지고 있는 70-80년생 소나무가 은은하게 내뿜는 솔 향과 아늑한 그늘은 물론 한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은 채 하얀 눈을 머금고 있는 설경은 한국 사람들의 유별난 소나무 사랑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보는 이들의 심미적인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이른아침 숲속에서 풍겨나오는 신선한 산소는 가슴깊이 스며들어 공해에 찌든 도시인들의 마음에 갈증을 풀어주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을 할쯤에 진입끝에 다다른다.


봉곡사 절 앞의 갈림길에서 좌측으로는 봉수산정상 표지판이 보이며, 등산로를 따라서 산길로 2.3㎞쯤 오르면 봉수산 정상(534m)이다. 등산로는 비교적 잘 나있어서 1시간정도면 정상에 도달할수 있다.


봉수산 등산로 입구에서 오르막길을 잠시 올라서서 편형하고 넓은 산길은 따라서 산길을 걷노라면, 우거진 숲속이 어둡다고 할정도로 녹음이 우거져 있어서 공기가 선선하다는 느낌마져든다.




하늘이 보이지 않게 빼곡하게 우거진 숲속의 등산로는 주변에는 숲 이외에는 볼거리가 거의 없고, 어쩌다 만나는 커다란 바위를 좌표로 삼기도 한다.




봉곡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우거진 숲속길로 약20분 가까이 올라가니 안부가 나타나서 잠시 머물면서 얼굴에서 흐르는 땀을  닦을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


오형제바위 갈림길에서 잠시 올라서니 베틀바위 안내판이 커다랗게 길목을 가로막는다. 옛날에 남편을 전쟁터에 보내고 이제나 저제나 돌아오기를 기다리면 삼베를 짜고 있던 여인이,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보면서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베틀바위 주변에는 특이하게 수 없이 많이 거대한 바위들이 운집해있어서 진작에 어떤 바위가 베틀바위인지 혼선이 오기에 지나가던 등산객에게 물었더니 바로 이바위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지 어쩐지는~~


베틀바위를 지나서 약 300m정도 가파른 산길을 올라서 작은산봉우리 정상에 도달하면, 이곳에서도 3거리 이정표가 있으며 잠시 쉬어갈수 있도록 벤취가 설치되어있다.


작은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능선길을 따라서 한참 가다보면 봉수산 정상을 약 500m 앞두고 이곳부터는 급경사 지대로 난간대에 로프가 길게 하늘을 향해 벋쳐있는 끝쪽에 올라서면 정상에 도달한다.


약 1시간만에 도착한 봉수산 정상에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방이 우거진 숲속만 보이고 산하를 조망할수있는 위치가 아니라서 아쉽기만하다.


6월의 따가운 햇빛에 노출된 봉수산 정상에는 특별하게 볼수있는 것은 없고 등산로 안내표지석과 119 구조대 위치안내판과 등산로 방향을 표시한 이정표만 우뚝 서있을뿐이다. 봉수산 정상의 숲속 벤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시원한 얼음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타고온 차량 때문에 원점으로 하산을 해야했다.


봉수산 정상을 오른뒤에 하산길목에서 봉곡사를 잠시 둘러보는 여유를 가진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봉수산자락 동북 계곡에는봉곡사는 전통사찰로 지정된 봉곡사가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향각전,대웅전,요사채, 고요하기만 한 산사 .봉곡사는 신라 진성여왕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로서 청기와와 특이한 불화 로 유명한 사찰이다.

대나무숲 앞쪽으로 들어 앉은 봉곡사는 산비탈에 돌축대를 쌓고 지은 아담한 절이다. 대웅전 앞쪽으로 석축 아래엔 까치집을 머리에 인 220년 됐다는 은행나무와 더 오래된 듯한, 텅 빈 나무 밑둥에 새들이 세들어 사는 고목이 절을 지켜보고 서 있다. 절 앞엔 관리되지 않는 듯한 작은 연못도 두 곳 있다.


봉곡사 입구에는 만공스님이  법계성을 깨닫고 읊었다는,유명한 오도송에 관하여 적어놓은 안내판이 있다.
空山理氣古今外(빈 산 이치 기운 고금 밖인데)
白雲淸風自去來(흰구름 맑은 바람 스스로 오고 가누나)
何事達摩越西天(무슨 일로 달마는 서천을 건너 왔는고)
鷄鳴丑時寅日出(축시엔 닭이 울고 인시에 해가 오르네)


조선 말기 고승 만공 스님이 도를 깨우친 절이라고 하며, 이를 기리는 만공탑이 세워져 있다.


봉수산 등산을 마치고 하산로 길목에서 봉곡사를 잠시 둘러보고 다시금 우거진 소나무 숲속길을 내려서니 한낮의 따가운 햇빛을 가려주니 더욱 시원한 느낌을 받으며, 내려가면서 보는 숲속의 정취는 올라갈때 보던 정취와 다른 느낌을 준다.

봉수산을 오르면서 아름다운 솔밭길을 걸어보고, 하산하면서 솔밭길을 걷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우거진 솔밭길을 걸어가고 있노라면, 그 숲이 아름다운 이유는 소나무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길가에 소나무 외에  여러 종류의 잡목들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나무들과 들풀들이 솔밭 아래서 자라고 있으며, 그들은 각자의 특성과 개성대로 경쟁과 협력을 통해 번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산새와 곤충들이 먹이와 생활공간을 확보하고  살아가고 있다 . 나무사이로 간간히 달려가는 다람쥐와 인기척에 놀라 숲속으로 뛰어가는 청설모, 아름답게 지저귀는 산새들의 울음소리, 이 모든 존재가 서로 얽켜서 역동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고 있기에 숲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이유일것이다. 지구상에서 살아가려면, 물과 공기 그리고 대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 할 수 밖에 없는 원리와도 같을것이다.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view on을 꾸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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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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