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먼저 도착한 팀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지만, 나중에 도착한팀 10명은 자정이 넘어서 비로소 호텔에 투숙 할수 있었다. 하루종일 이동하느라고 피곤하지만 어김없이 하루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투숙한 호텔은 해안가에 있기에 커튼사이로 아침일찍 햇살이 강하게 비추었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또한 하루의 일정을 위해서는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잠이 들었기에 아침 6시에 울리는 모닝콜이 들리기도 전에 일찍 잠이 깨었을 것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커튼을 열어 젖히니 창밖으로 보이는 배경은 해변가 열대 식물인 야자수나무가 울창하고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곳이였다.
아침식사는 6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호텔식당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하려고 갔지만, 특별히 먹을만하게 눈에 띄이지 않는다. 빵종류로 몇가지 담고, 몇조각의 과일로 아침식사를 대충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하루의 일정을 위해 등산배낭을 꼼꼼하게 꾸리기 바쁘다.
키나발루 국립공원관리소까지는 수트라하버 퍼시픽호텔에서 버스로 약2시간정도 걸려야 갈 수 있다. 호텔의 위치가 해발 0m라면 국립공원관리소까지는 해발 1,564m로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버스로 힘겹게 올라가야한다.
키나발루 국립공원까지 가는 도중에 해발 1,500미터 주변에서 조망이 트이면서 키나발루 산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곳이 있다. 키나발루 산은 늘 운무가 가려져 있지만 마침 운이 좋으면 전체적인 키나발루 산을 조망 할 수 있다.
호텔에서 출발해서 거의 2시간이 지나서야 국립공원관리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입산 예약자 명단을 제출과 함께 출입카드를 발급받고, 점심 도시락을 지급받는다. 또한 등반객 5명당 현지인 가이드 1명씩 배정받아 20명이 등반을 할 경우 현지인가이드 4명과 한국인 가이드 1명등 5명의 가이드가 함께 등반을 한다.
또한 현지인 가이드는 등반객들을 안전 도우미의 역활을 하지만, 짐을 대신 지고 올라가는 포터 역할도 한다. 짐을 맡기는 비용은 1kg당 4달러의 비용을 지급해야한다. 만일 12kg 짜리 등산배낭을 맡길 경우 약5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우측 사진 가운데 4명은 현지인 가이드임)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ID카드 발급과 가이드를 배정 받고나면, 미니버스를 이용해서 팀폰케이트까지는 구불구불하고 좁은 산길을 따라서 약20여분간 이동을 한다. 이곳은 마치 한국의 백담사 주차장에서 백담사 오르는것 같다.
팀폰게이트는 입산자를 통제하는곳으로 이곳에는 국립공원관리소를 통해서 미리 예약자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등반객들은 ID카드를 보여주면 명단에 통과여부를 체크하고나서야 비로소 등반이 시작된다.
팀폰게이트를 통과해서 약500미터쯤 가면 가늘고 긴 물줄기가 높은 절벽에서 솓아지는 칼슨폭포를 만나게된다. 칼슨폭포를 지나게되면 이제부터 급격한 경사가 시작되며 가파른 경사도에 목재계단은 높이가 표준이상으로 높아서 처음부터 올라서기 힘들어진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서 힘겹게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기점으로 부터 1km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이곳은 해발 2,039m의 칸디스 쉼터다. 또한 등산로는 500미터마다 잠시 쉴 수 있는 공간과 수세식 화장실이 만들어져 있고, 집수된 물탱크에서 식수를 받을 수 있도록 시설되어 있다.
키나발루는 매일같이 하루 한차례식 갑자기 소나기가 심하게 솓아지기 때문에 대부분 등반객들은 아예 처음부터 배낭커버를 씌우고 출발하기도 한다. 또한 표지판은 500미터마다 기점으로부터 거리와 해발의 높이를 같이 표기하고 있다.
기점으로 부터 약 3km쯤 올라가다보면 거의 한나절이 다 되어간다. 이때쯤이면 등산로에서 하산하는 등반객들을 하나둘씩 마주치게된다. 이들은 하루전인 어제 똑같은 방법으로 올랐다가 산장에서 하룻밤을 묶은뒤 정상을 올랐다가 하산하는 사람들이다. 내일은 우리 일행이 바로 이자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것이다.
기점 3km지점쯤에서 적당한 장소를 잡고 도시락을 먹는다. 도시락은 치즈가 들어간 식빵 6조각에 바나나 2개 사과 1개 계란 2개 이정도면 진수성찬이다. 키나발루 다람쥐도 점심을 얻어 먹으려고 나왔는데, 얼룩무늬가 있는 한국 다람쥐처럼 이쁘지 않고 꼭 쥐같이 생겼다.
등산로 500미터당 쉼터가 한개소씩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도시락을 들고 서서 먹지만 꿀맛이다. 도시락에 들은 빵한조각에 물한모금씩 먹다보니 그래도 충분하게 배가 부르다.
점심을 먹고나니 배는 부른데, 갑자기 고도는 왜 이리 높아지는지............ 기점으로 부터 4km쯤 올라가자 해발 2,700m가 넘어선다. 이때 부터는 서서히 고산증이 나타나는 시점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 지점을 지나면 점점 체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무거워지며 두통이 동반된다. 또한 고개를 들어보면 현기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점으로부터 5km를 올라섰더니, 이곳은 해발 3,000m 였다. 이쯤되면 많은 사람들이 고산의 기압차이로 인하여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걸음걸이가 점점 무거워진다. 그러나 무거운 머리를 들고 하늘을 처다보면 아련하게 키나발루의 거대한 암산이 조망된다.
등반객들은 체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고소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해발 2,700m 부터는 서서히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기점으로부터 6km 정도에서는 키나발루 당나귀봉 주변이 점점 가까이 느껴지고, 산 정상주변은 수시로 기상이 돌변해서 구름이 몰려오기도 한다.
기점으로부터 6km 가까이 오르면 산중에 3층규모의 거대한 산장이 보인다. 이곳은 해발3,244m 에 있는 와라스 산장으로 이곳을 시작으로 주변에 4개의 산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일행이 투숙한 라반라타 산장으로 오르는길에 6km 기점표시가 되어있다.
이곳은 해발3,244m 에 있는 와라스 산장으로 이 주변에 있는 라반라타 산장, 버링톤 산장, 파나라반 산장, 군팅 산장등 총5개의 산장에 투숙하는 등반객 180명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식사개시 시간에 맞추어 모두 몰려들기 때문에 늘 혼잡하다.
와라스 산장에서 100여미터를 더 올라가면 우리 일행이 투숙했던 라반라타 산장이다. 이곳은 와라스 산장에서 가파르게 계단길로 되어 있으며 와라스 산장보다 해발 40m 나더 높은 곳이다. 이곳은 4인실, 8인실등 룸으로 되어 있으며 각각 2층 침대가 놓여있다. 또한 조리실과 욕실이 구비되어 있지만, 욕실은 졸졸졸 흘러 나오는 찬물로 간단한 샤워만 할 수 있다.
오늘 산행은 기점으로부터 6km 지점인 라반라따 해발 3,272m 지점까지 6시간정도 소요되어 산행을 종료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평균 1시간에 1km 밖에 못간다는것이 상상이 안가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점차 발걸음이 무거워져서 나중에는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산장에 도착후 방을 배정받고 간단하게 찬물로 샤워를 하는둥 마는둥한다.
이제는 체력도 다 바닥나고 더 이상 움직일 힘조차 없어서, 주저앉아 있지만 식사시간만은 지켜야 하기에 모두 와라스 산장으로 내려 가야한다. 그러나 산중에 기상은 언제 돌변했는지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면서 천둥번개를 치면서 소나기가 솓아진다. 한참동안을 요란하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산중턱에는 하얗게 뭉개구름이 몰려들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내일은 새벽 2시에 기상해서 일출전에 키나발루 정상을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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