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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방에 해발 1000m가 넘는 운문산, 고헌산, 가지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취서산, 문복산 등의 준봉이 일대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는데 이 산군을 알프스에 비길만큼 아름답다는 뜻으로 영남알프스라 한다. 그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운문산은 영남 7산의 하나인 명산으로 웅장한 암봉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풀이 심산유곡을 이루고 있다.
운문산 군립공원은 영남알프스의 맹주인 가지산과 아랫재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 마주보고 있는 거봉이다. 가지산에서 본 운문산은 황소처럼 우람하게 생긴 둔중한 봉우리이다. 운문산은 영남 알프스에 속한 산이 모두 그러하듯 올라가면 장대한 조망을 즐길 수가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영남알프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운문산을 찾는 이들은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석골에서 석골사를 경유, 상운암에 올랐다가 정상에 등정한뒤 딱밭재로 내려가 운문사로 빠지는 것이 가장 좋은 등산코스라고 말한다. 하지만 밀양시 산내면이나 인접한 단장면에서 산행할 경우 특징중의 하나는 계곡의 문자그대로 석골사에서 부터 산행기점을 잡는 경우가 많다.
운문산 깊은 계곡에 자리잡은 석골사는 신라 말기의 선승 비허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하며, 옛이름 석굴사(石堀寺)가 언제부턴가 석골사로 와전되어 불리고 있다. 운문산 중턱에 위치한 석골사는 산 정상부근에서 흘러내려온 계곡물이 폭포를 이루는 석골폭포 바로 위에 가람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지형상의 특징으로 볼 때 큰 가람이 형성되기는 힘들어, 극락전과 삼성각ㆍ요사 등의 단출한 규모를 이루고 있다.
석골사까지 입산하여 산행기점을 잡아 가장 원활하게 원점회귀 방식으로 운문산과 억산 문바위를 일주할경우 약8시간정도가 소요되지만, 시간을 단축하려면 중간중간에 하산로가 많아서 가장 짭은 산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석골사에서 상운암을 거처 운문산을 오르는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코스다.
우리 일행은 중부지방에서 모처럼 원정산행을 떠난지라 최대한 긴 코스를 택해서 종주산행을 하기로하고 나섰다. 이정표에는 상운암을 거처서 운문산을 오를경우 4.2km 지만, 우리 일행은 상운암 능선길을 타고 함화산까지 오르는길을 택했다.
석골에서 상운암계곡을 따라 상운암으로 올라가는 코스에는 계곡길을 따라서 석골폭포, 비로암폭포, 선녀폭포가 있어서 사철 시원한 산행을 보장해준다. 심산유곡은 석골사에서 시작해서 계곡을 거슬러 약40분정도까지 오를때까지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상운암 계곡길을 뒤로하고 능선길을 오르자 크고작은 암벽들이 가끔 등반을 힘들게 하지만 중간중간에 트인 전망대바위는 산하를 멀리까지 조망할수있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석골사에서 시작해서 약1시간 가까이 오르자 능선길 전망대바위에서 조망해본 밀양시 산내면 소재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출발전 아침일찍 면소재지에서 아침밥을 먹기위해 수소문끝에 어렵게 돼지국밥 한그릇씩 먹은 곳이다.
석골사에서 시작해서 상운암 능선길을 타고 약2시간 넘도록 강행군을 하다보니, 정상부근에 도달한듯하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온통 자그마한 싸리나무군이 밀집되어 있는 숲길을 헤치고 오르게 된다.
산행후 2시간 20분만에 도착한곳은 함화산이라는 곳이다. 예전에 석골사 일출봉은 함화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찬 기류 때문에 꽃을 품기만 하고 피우지 못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그러나 석골사를 중창한 이가 곧 함화(含花) 스님이고, 정상 부근에 있는 석골사의 부속암자 상운암(上雲庵)이 함화암(含花庵)이라고도 불렸다 하니, 산과 절의 깊은 관계를 짐작케 한다.
함화산을 가볍게 돌아보고 이곳에서 능선길을 따라 약 10분 거리를 오르니 거대한 표지석이 보이는곳이 주변에서 가장높은 운문산(1188m)이라고 한다. 운문산 정상에서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씩 박고나서 강행군은 계속된다.
운문산에서 출발해서 1.8km 지점에 도착했을때는 벌써 1시간이 소요되었다. 이곳이 바로 딱밭재라고 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산악회에서 알기쉽게 표지판으로 잘 안내를 해주었다.
딱밭재에서 범봉까지는 약700여미터의 거리에 있으며, 약20여분 시간이 소요된다. 이곳은 우리 일행이 산행을 시작하고 벌써 3번째 봉우리를 큰 발자욱으로 찍고 가는곳이다.
범봉을 지나서 산행은 계속되었고 범봉에서 1.1km 지점에 도달하자 팔풍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범봉에서 이곳까지 약 40분정도 소요된다. 산 이름도 재미있어서 유심히 읽어보니 팔풍재를 누군가 팔풍채로 바꾸어 놓아서 중화요리 생각이 나도록 만들었다.
팔풍재를 지나면 갑자기 눈앞에 거대한 바위절벽이 눈에 들어오면 저렇게 높은곳을 어떻게 오를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조금 힘겹게 오르다보면 가파른 목제계단이 나타나고, 힘겹게 20분정도 오르다보면 억산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억산은 해발 945m로 우리 일행이 오늘 4번째로 찍은 봉우리다. 산행 시작 후 4시간 20분만에 도달하니 벌써 12시 30분이 넘어서 배가 고파온다. 이곳 정상에는 그동안 다녀간 등산객들의 식사장소가 눈에 띄인다.(먹고 가자^^)
억산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요기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출발했다. 등산로 표지판에 석골사 까지는 2.8km라고 하지만 우리 일행은 하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앞으로 강행군은 시작되었다.
억산에서 출발해서 능선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고 몇 구비를 돌아 1시간쯤 지나고 나니 작은 봉우리가 나온다. 정상에는 자그마한 돌탑이 있고 누군가 봉우리 이름을 사자봉 924m 라고 표기해 놓았다.
사자봉에서 능선길을 따라 약 10분정도 내려서면, 북암산과 수리봉으로 가는 삼거리길이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북암산 방향으로 조망하면, 거대한 바위위에 검은 표지석이 자그마하게 보이는곳이 곧 문바위다.
수리봉 삼거리에서 문바위 까지는 약 10분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다. 일행은 한개의 봉우리라도 발길을 찍고 싶어서 문바위까지 답사하고 뒤돌아 삼거리까지 나와서 수리봉으로 향했다.
산정상의 고도는 차츰 낮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등산로는 오르내림이 심하다. 수리봉 삼거리에서 조금 내려서면 거대한 바위절벽에 길게 늘어진 로프를 잡고 올라야한다.
수리봉으로 가는길에 능선길 바위 전망대에서 뒤돌아보니 멀리 거대한 바위절벽이 우뚝 솟아 있고, 봉우리 끝이 뽀족한 부분이 문바위 정상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북암산 삼거리에서 수리봉까지는 약30분가량 이동하니 검은 표지석에 해발 765m라고 표기하고 있다. 수리봉에서는 사실 주변을 조망할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 하지만 오늘 산행에서 함화산, 운문산, 범봉, 억산, 사자봉, 문바위, 수리봉 이렇게 7개의 봉우리를 차례대로 모두 답사 할수 있었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남은길은 수리봉에서 석불사까지 하산길로 접어들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표지판이 없었다. 표지석 오른쪽길과 왼쪽길 두개의 등산로중에서 왼쪽길을 선택하고 방향이 다르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하산을 했다. 오늘따라 하산길이 왜그리 멀기도 했던지 약50분간 하산을 하니 다행히 석골사가 바로 보였다.
아침에 산행 들머리를 잡았을때 오전 8시였는데, 7개의 봉우리를 돌아서 하산하니 벌써 오후 4시가 멀지 않았다. 그렇다면 중간지점 잠시 휴식과 중식시간이 포함되였지만, 꼬박 8시간을 힘겹게 강행군 한셈이다. 비록 종아리가 아프고 허벅지가 땡기며, 발바닥에는 불이 나지만 나름대로 성취감 때문에 뿌듯한 마음을 간직하는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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