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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부산 금정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중부지방에 살면서 남부지방까지 산행을 간다는것은 좀처럼 쉬운일이 아니기에 따듯한 남쪽지방으로 간다는것이 조금 마음이 설레었는지 모른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미리 준비된 배낭을 챙기고 집결지로 나갔다. 원거리 산행이라 부산까지는 버스로 5시간은 이동해야 하기에 새벽 4시 정각에 출발했다.

40여명이 넘는 일행들은 좌석에 착석하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눈을 붙이고 부족한 잠을 청하고 있다. 적막한 밤길을 달리는 자동차 소리를 자장가 삼아 모두 깊은 잠에 빠진다. 날이 밝아지자 중간지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마치고, 이내 출발한것이 산행들머리까지 도착하니 벌써 아침 9시가 넘었으니 꼬박 5시간을 이동한 셈이다.

금정산은 부산의 금정구와 양산시 동면의 경계를 둘러싸고 남으로 길게 벋은 산으로 낙동정맥의 끝자락에 속해 있으며,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우거져 경관이 뛰어날뿐 아니라, 금정산을 중심으로 길이 17km에 달하는 금정산성이 보존되고 있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은 물론이고 오랜 역사의 흔적을 돌아보는 문화유적 탐방지로도 알려져 있는곳이다.

산행기점은 범어사, 금강공원, 만덕고개,호포동 등 다양하게 잡을 수 있지만, 멀리서 찾아간 산행이니만치 그중에서 일반적으로 인기가 좋은 코스인 범어사에서 출발하여- 금정산의 최고봉인 고당봉 - 북문 - 원효봉 - 의상봉 - 동문 - 동제봉- 약수정사 - 금강공원으로 내려오는 5시간정도를 요하는 코스로 잡았다.


출발전 생각하기에 부산은 눈도 안내리고 따듯한 남쪽 지방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범어사 주차장에 내리자 마자 미끌미끌한 눈길에 강풍이 몰아처서 정말 눈코 뜰 사이가 없으니, 모두 방한모를 뒤집어 쓰고 뒤도 돌아 보지않고 종종걸음을 치고 있었다. 범어사 앞을 지나서 청련암과 내원암을 지나 오르는길은 비교적 널찍하지만 이정표가 제대로 없었다.

작은 바위돌들이 깔려있는 너덜길을 따라서 금정산 최고봉인 고당봉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비교적 길이 넓어서 걷기는 좋지만 예상치못한 눈이 내렸고, 강풍으로 주변의 경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모두 목적지를 향해서 종종걸음으로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모처럼 부산지방에 날씨가 추운탓일까 우리들 일행외에는 거의 등산객들이 없었다.


미끌미끌한 눈길을 따라 찬바람에 얼굴을 돌리면서 한시간정도 가까워지자, 넓은 억세밭이 눈앞에 들어온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처다보니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들을 한데 모아 놓은듯한 봉우리가가 눈앞에 들어온다. 고당봉으로 오르는 길은 갑자기 급경사로가 되면서 등산로가 좁아지기 시작한다.


고당봉 정상부근에 설치된 수직 철계단과 달팽이관같은 급경사 계단길을 올라서니, 강풍으로 사람이 날아갈것같은 급박감을 느낀다. 금정산에서 고당봉이 최고봉이며, 그 가슴께에 용머리 형상의 용두암이 있고 남쪽 산허리쯤에는 고당샘이 있다.

동쪽 능선 허리에는 범천(梵天)의 금어(金魚)가 오색 구름을 타고 내려와 살았다는 금샘(金井)이 있어서 금정산(金井山)과 범어사(梵魚寺)라는 이름의 연원이 되었다는 금정산은 부산에서 유일한 800m대의 산이다.

 
바로 이곳은 정상 아랫쪽에 돌담으로 둘러처진 고모당(姑母堂)이라는 기도처가 있다. 고당봉 천신인 할머니가 내려와 산신이 되었다해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하는 고대의 신선사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동쪽 능선 허리에는 범천(梵天)의 금어(金魚)가 오색 구름을 타고 내려와 살았다는 금샘(金井)이 있어서 금정산(金井山)과 범어사(梵魚寺)라는 이름의 연원이 되었다는 전설을 뒷받침해주는 금정산의 가장 중요한 금샘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강풍으로 인하여 금샘을 위치를 찾는데 실패하고 귀가후 인터넷 검색에서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고당봉을 뒤로하고 숲길을 따라 한참 내려서면 금정산성 북문을 만날 수 있다. 고당봉 정상 아랫쪽 등산로에서는 이곳에서 부터 금정산성을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현재 건설중인 휴식공간과 더불어 등산객들이 물을 채울수 있는 곳이 있으며, 북문주변은 복원공사로 인하여 아직까지 어수선 하기만 햇다.


북문에서 금정산성의 성곽이 이제부터 계속 보이기 시작한다. 이 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인 숙종 29년(1703)에 국방에 대한 새로운 인식 속에시 해상을 방어할 목적으로 축성된 것이다. 성은 내.외성으로 이루어졌고 성벽은 자연석으로 쌓았지만 중요한 부분은 가공한 무사석으로 쌓았으며, 성의 길이는 17.337m이고  달하는 거대한 성이다.


처음에 산성을 쌓은 것은 확실치 않으나 효종 6년(1655) 동래부사 임의백이 이 산성을 다시 쌓고 부치를 옮기자는 건의를 한 바 있으며 또 현종 8년(1667)에 통제사 이기형이 성터가 남아 있었다는 기록을 한 것으로 보아 이미 산성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그후 순조 7년(1807) 수축공사로 동문을 준공하고 이듬해에는 서.남.북문의 문루를 완성하였고 이 사실을 기록한 부설비(碑)가 전해온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파괴된 것을 1972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하여 동.서.남문을 복원하였으며, 1989년 북문을 복원하였다


북문을 지나서 가파른 산길을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이어지는 성곽길을 따라 비교적 원만한 능선길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능선길을 따라 멀리까지 조망되는 곳에는 또하나의 우뚝 솟아 있는 원효봉을 만나게되고, 이곳에서는 멀리 산중턱에 미륵암이 조망되기도 한다.


능선길은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는 아기자기한 산길이지만 산성과 나란히 걸어가는 길이라 지루함이 없이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산성길에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오른 이곳은 멀리까지 아름다운 조망을 할 수 있는 망루를 만날 수 있다.


망루 주변에는 그야말로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실감나게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사방팔방 어디를 바라보아도 너무나 황홀한 풍경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를 한데 모아 놓은듯한 거대한 바위돌에 부처진 이름들은 많지만 일일이 기억하기 쉽지 않았다.



금정산성 동문에 도착했으니 이제 목적지의 2/3은 도착한 셈이다. 이곳에 도착하니 벌써 한나절이 되고, 수십명의 단체를 만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났는지 배꼽시계가 신호를 주니, 동문을 지나서 아늑한 곳을 찾아서 출출한 뱃속을 채우기 위해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했다.


동문을 지나 산성고개를 넘어서니, 산중으로 자동차 도로가 보인다. 이곳 갈림길에서 혼선이 오기도 하지만, 도로를 건너서 좌측으로난 북문방향으로 진입한다. 이곳으로 진입하니 온통 염소고기 요리를 한다는 산장가든들이 가득 들어차 보인다. 유혹을 뿌리치고 앞으로 앞으로, 동제봉을 넘어서니 제2망루가 나온다.


금강공원 방향은 제 2망루를 빠져나와 좌측으로난 케이블카 방향으로 진입하면 작은 산을 넘어서 가는 등산로 주변에는 온통 작은 포장마차들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케이블카 아랫쪽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온통 바위길로 멋진 풍경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급경사로 돌 계단길이라 무릅에 부담이 오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우뚝 솟은 곳에서 부산시 동래구를 내려다보니, 마치 성냥곽을 쌓아놓듯한 도시의 모습을 감상하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토속신을 모시는 흔적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드디어 금강공원에 진입한듯 하다. 동래지역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여러개의 비석군도 만날 수 있고, "동래독진대아문"을 통과했다. 금강공원은 휴식공간이 제법 넓은듯 했지만, 계절적으로 찬바람이 불때라 거의 인적이 없어서 썰렁하기만 했다.


PM 2시쯤 5시간의 긴여정을 마치고 금강공원 입구를 빠져 나왔다. 중부지방에서 멀리까지 원정 산행을 나온만치 산행도 즐기고 기왕이면 부산지방에서 알려진 별미를 즐기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그냥 갈 수 없잖아~~♬

금강공원을 나와 도로를 건너면 바로 동래온천 지구대가 있는 골목길이 나온다. 이곳은 이미 알려진 동래파전으로 유명한 곳으로 골목길을 접어들자 좌우로 들어찬 식당가들이 모두 동래파전이라는 간판이 보이고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동래파전 골목길에 처음 들어가니 어떤집이 원조이고 최고의 맛인지 알 수 없기에, 간판이 가장크고 T.V 방송에 나왔다고 하는 집으로 들어갔다.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식은 역시 동래파전과 금정산성막걸리를 가장 많이 찾는 별미라고 한다. 이렇게 나의 주말산행은 동래파전과 산성막걸리 한잔에 모든 피로를 잊고 보람찬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털보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찾아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설연휴 이후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블로그 포스팅을 못하고, 한동안 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중입니다.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늦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대신하며, 블로그에 정상적으로 복귀하면 이웃블로그분들도 일일이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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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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