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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 첫날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영월 동강에서 비교적 한적한 시간 첫타임에 래프팅을 마치고나니 오후 1시쯤 되었다. 함께 여행을 하기위해 이웃에사는 형님 부부들에게 래프팅을 추천했더니, 래프팅 초보자들이라서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했지만, 막상 래프팅을 마치고나니 모두들 얼마나 즐거워 하는지 분위기가 들떠있었다.

 

하지만 래프팅을 마치고 물밖에 나오니 한낮의 폭염이 마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서둘러 자동차의 에어컨을 풀모드로 전환하고, 점심식사를 하려고 이동하기로 했다. 영월지역에서 특별한 맛집은 잘 모르지만, 영월역 주변에 다슬기 메뉴들은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슬기 해장국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쳤다.

 

한여름 폭염을 피하려고 한다면 서둘러 숙소로 들어가야 하지만, 어차피 여름여행은 더위를 즐겨야 한다는 생각에 관광지를 한군데 들려가기로 했다. 영월지역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이 단종유적지가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 청령포, 관풍헌, 장릉등 몇 개소의 유적지가 있지만, 날씨가 더우니까 송림이 우거진 청령포로 이동했다.

 

청령포는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단종의 유배지로 국가명승 제 50호로 관리되고 있는곳이다.

이곳은 삼면이 강물로 둘러져있고, 한쪽은 험준한 지형이라 접근하기 어려워 유배지로서 천혜의 조건이었다.

이곳을 현재는 울창한 송림과 단종의 슬픔을 간직한 육지속의 작은 섬이라고 불린다.

 

청령포는 영월읍내에서 멀지않은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곳이다.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를 마치고, 강변을 바라보면 '영월 저류지 홍보관' 건물 뒤쪽에 매표소가 있다.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관광지에서 입장요금 3천원정도는 생각해야한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강변을 바라보면, 강물이 휘돌아가면서 만들어낸 섬같은 청령포가 한눈에 조망된다.

청령포 강물을 건너려면, 예전에는 나룻배로 건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동력선이 수시로 왕복하고 있다.

강나루 양쪽 대기장에는 천막으로 지붕을 만들어서 비와 폭염을 잠시라도 피하도록했다.

 

 

동력선은 수시로 강을 왕복해서 다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다릴 일은 없다.

요즘은 가뭄으로 인하여 강폭이 가장 좁은시기라서, 동력선이 한바퀴 회전을 하고나면 강물의 절반은 건넌다.

그리고 배를타고 강을 건너는데는 3분이면 도하를 마치니까 좌석 욕심은 안부려도 된다. ㅎㅎ

 

 

배가 청령포 강변에 도착하면 강변의 크고 작은 자갈들이 깔려있는 강변을 잠시 걸어야한다.

폭염속에 따끔한 햇살을 맞으며 잠시 걷노라면, 강변의 자갈들이 불덩이처럼 뜨겁게 달궈져 있다.

그나마 우산이나 양산으로 머리라도 살짝 가리면 한결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걷는다.

 

 

청령포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오는것이 울창한 소나무들이다.

이곳은 2004년 제 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송림이 아름다운곳이다.

그리고 청령포에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생의 거송들이 단종의 유배처를 중심으로 울창한 송림을 이루고 있다.

 

 

청령포 입구에 들어서면 유적지의 안내판이 보인다.

구역이 그리 넓은곳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둘러보려면, 단종어소부터 시작하는것이 편하다.

그리고 관음송을 지나서, 전망대, 망향탑, 노산대, 금표비, 순으로 한바퀴 둘러보면된다.

 

 

단종어소로 들어가다보면 입구에 초가집 행랑채가 있는데, 이곳은 궁녀 및 관노들이 기거하던곳이다.

단종어소는 승정원 일기의 기록에 따라 기와집으로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다고 한다.

그리고 단종이 머물던 본체에는 밀납인형으로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종어소 본체의 마당에는 단묘재본부시유지비를 보존하고 있는 누각이 있다.

이 비석은 1763년에 세워진 것으로 총 높이 162cm 크기의 오석으로 제작되어 있는데,

비석의 앞면에는 '단종이 이곳에 계실 때의 옛터이다.' 라는 영조대왕의 친필로 음각되어 있다.

 

그리고 뒷면에는 '영조 39년 계미년 가을 울면서 받들어 쓰고, 어명에 의하여 원주감영에서 세웠다.

지명은 청령포이다' 이렇게  기록되어있다.

 

 

단종의 어소에서는 사방 어디를 보아도 울창한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단종어소를 한바퀴 둘러보고나서 담장밖으로 나왔는데, 특이한 소나무가 한그루 있다.

관광객들이 지나가면서, 담장밖에서 어소에 계신 단종대왕을 향해서 절을 하고 있는 소나무라고 표현한다. 

 

 

단종어소를 지나서 울창한 송림을 걸다보면 울타리가 둘러쳐진곳에 우뚝 솟아있는 노송을 만나게된다.

이 소나무는 관음송이라고 불리며,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관리되는있다.

이 소나무는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 때 두 갈래로 갈라진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쉬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단종이 유배 당시 모습을 보았다는 의미로 '觀'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의미로 '音' 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관음송이라고 불리어 왔다고 한다.

이 소나무는 단종 유배당시 60년생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600년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음송의 의미를 되새기며 둘러쳐진 울타리를 한바퀴 돌아서 좌측으로 보이는 계단길을 올랐다.

이곳에 설치되어있는 목재테크를 오르기전에 쳐다보니, 하늘 꼭대기까지 솟아 올라보인다.

이렇게 하늘까지 올라가게되면 정상에 전망테크가 설치되어있다.

 

 

관음송이 있는곳에서 목재테크 계단을 따라서 하늘끝까지 올라가려면 많이 힘들다.

하지만 전망대에 올라서서 조망을 해보면 답답하던 가슴이 펑 뚫리는 느낌이다.

수십길 아랫쪽의 기암절벽을 휘돌아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마치 부여의 낙화암 분위기를 느끼게한다.

 

 

전망대에서 조망을 마치고, 급경사 계단길을 내려가다보면 층암절벽위에 자그마한 돌탑이 보인다.

이곳은 망향탑이라고 불리며,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때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근심속에,

주변에 흩어져있는 돌을 주워서 쌓아 올려서 만든 돌탑이라고 한다.

 

 

망향탑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걷다보면, 수십길 낭떠러지 바위절벽위에 기암괴석같은 암반이 보인다.

이곳은 노산대군으로 강등되어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이 해질 무렵이면 서쪽 낭떠러지에 올라

아득한 한양 땅을 그리워했다는 곳이라, 이른바 ‘노산대’라고 부른다.

 

 

이제 노산대를 둘러보고 다시 테크계단길을 내려서면 송림 가운데, 금표비가 보인다.

금표비의 앞면에는 '청령포 금표' 라는 한문이 새겨져있다.

뒷면에는 '동서로 300척 남북으로 490척과 이후에 진흙이 쌓여 생기는 곳도 또한 금지하는데 해당된다.'

이렇게 음각으로 비석에 새겨져 있어서, 이 구역을 벗어나지 말라고 경고하는 비석이다.

 

 

이렇게 청령포를 차근차근 둘러보면서, 600년전 조선왕조시대의 애환을 잠시나마 느껴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38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속이지만, 그나마 청령포는 노송들이 울창하게 우거져서 한결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이제 청령포 답사를 마치고 나가려고하니, 아직도 폭염이 장난아니지만 계속해서 관광객들은 들어오고 있었다.

 

잠시라도 강한 햇살에 노출이 덜되려면, 바로 건너가는 배를 타야하기에 서둘러 강변으로 나갔다. 하지만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니 달아오른 지열에 숨이 콱콱막힌다. 이제는 더 이상 돌아다닐 자신도 없기에 서둘러 숙소에 들어가기 위해 바싹 달아오른 자동차에 탑승을 하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 검색을 한다. 동강시스타리조트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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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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