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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중 가장 혹서기인 7월말부터 직장인들의 본격적인 휴가시즌인 지난 주말 여름휴가를 떠났다. 여름휴가라는 의미가 사실은 집에서 쉬는게 아니고 대부분 어딘가 떠나게된다. 올해는 마침 직장에서 하계휴양소로 영월지역에 24평형 콘도를 임대한후 추첨을 통해서 1박2일로 분양해줬는데, 운좋게 당첨되었다.

 

일단은 성수기에 비싼 숙박비 안들이고 1박 2일동안 이라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매력때문에 미리 여행준비를 했었다. 어차피 더운날에 여행을 즐기려면 마땅한 소재를 개발해야 하기에, 이웃에서 가끔 서로 어울리는 형님들에게 말했더니, 이유없이 OK 싸인이왔다. 이렇게해서 4가구가 부부동반으로 떠나게 되었다.

 

이렇게 여름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100년만에 찾아왔다는 폭염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일정을 취소할 입장이 아니기에 떠나기로 했다. 우선 영월지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동강 래프팅체험을 하기위해 아침일찍 서둘러야 했다. 며칠전에 래프팅업체에 예약을 하고, 아침 첫 출발인 9시를 맞추기 위해서 서둘러 출발했다.

  

영월의 동강 래프팅은 A,B,C,D 4개의 코스로 분류하는데, 래프팅 거리를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선호하는 코스는 문산나루에서 거운나루까지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코스는 래프팅 거리가 12km 에 이르며 레프팅시간은 3시간이 걸리는데, 요금은 1인당 2만5천원씩 받는다.

 

보트 한대에 정원이 12명인데, 요즘같은 성수기에는 최소 탑승인원을 10명으로 계산한다.

한팀의 일행들로 정원이 미달되면, 다른일행들과 합승을 하던지 아니면 10명분 요금을 결재하라한다.

이렇게해서 이날 우리팀은 부산에서 왔다는 4명의 인원과 함께 정원을 채워서 출발했다.

 

 

우선 래프팅을 하려면 영월지역에 어느 업체에 예약을 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래프팅업체에 주차후, 옷을 갈아입고 준비하면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상류로 이동하게된다.

대부분 래프팅업체들은 운영방식이 모두 동일하지만, 샤워장이나 편의시설에서 차이점은 조금씩 상이하다.

 

요즘 폭염으로 가뭄이 심한것은 알지만, 래프팅 출발지인 문산나루에 도착해보니 동강물이 최저수위였다.

아침 9시가 넘어서자 래프팅을 출발하는 풍경을 보면서, 강물이 너무 적어서 많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물이 적어도 래프팅이 가능은 하지만, 그 코스를 얼마나 힘들게 통과할지 문제다.

 

 

아침 9시가 넘어서자 벌써 기온이 32도까지 솟아 오르는 폭염속에 일단은 만반에 준비를 하고 파이팅을 외친다.

창넓은 모자로 얼굴도 거의 가리고, 안전헬멧과 구명조끼도 착용해야한다.

그리고 대표로 스마트폰을 한개 방수팩에 담아서 간단하게 사진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같은 보트에 두팀이 승선하기로 했지만, 사진찍을때는 따로 국밥이다. ㅎㅎ

 

 

래프팅 출발은 문산나루에서 출발하면 문산대교를 지나서 하류로 서서히 흘러 내려간다.

한대의 보트에 12명이 탑승을 했지만, 래프팅 경험자를 파악해보니 3명에 불과하니 거의 초보래프팅이다.

초보자들은 재미있다고 하면서도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은 미리 겁을 내기도 한다.

 

 

문산교 아래를 통과하면 갑자기 물길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부지런히 노를 저어서 물길에 빨려들어가면 잠시동안은 빠른속도로 떠내려간다.

하지만 요즘은 워낙에 강물이 적어서 잠시후에 노를 젓지 않으면 보트가 제자리에서 맴돌게된다.

 

래프팅은 보트를 한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맨 뒤쪽에 앉은 안전강사가 선장이다.

그리고 한배를 타고가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함께 노를 젓지 않으면 안된다.

안전강사가 구령을 붙인다. 하나~둘~ 하면, 셋~ 넷~ 으로 응답하면서~

오리~ 꽥꽥~ 참새~ 짹짹~ 일사분란하게 노를 젓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가게된다. ㅎㅎ

 

 

그리고 래프팅의 재미는 다른 보트와 물싸움하는것도 즐겁다.

처음에는 가까이 접근해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내고, 느닷없이 물을 퍼붓는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지만, 햇살이 점점 강해지자 누가 물세례라도 해줄길 바라는 눈치들이다. ㅋㅋ

 

 

이렇게 구령을 붙여가면서 노를 저어 가다보면, 노를 힘차게 저으면서 추월하는 보트들도 보인다.

그러나 초보 보트는 천천히 노를 저으면서 힘을 조정하기에 결국 뒤쳐지게된다.

그러면서 눈앞에서 특이한 모양을 하고있는 두꺼비바위도 만난다.

 

 

래프팅은 강물이 많아야 출렁이는 맛도 있고, 노젓는 힘도 덜들건만~ 힘들게 1/3 지점에 도착했다.

이곳은 대부분 보트들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 강가로 빠져나간다.

그리고 보트를 강변으로 끌어 내놓고 한참동안 물놀이를 하면서 휴식시간을 가진다.

 

 

래프팅을 시작할때는 옷이 젖을까봐 조심하지만, 지나가는 보트에 물세례 한번 받고나면 모두 포기한다.

이제부터는 아예 물에 스스로 풍덩 들어가서 물을 즐기게된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은 불안해서 깊이 못들어가고 강변에서 놀기도 하지만~ 

 

 

1시간쯤 래프팅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다시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서 내려간다.

그리고 하류로 내려가다보면 강물 가운데, 옛날 선인들이 내려와 놀던 곳이라는 '삼선암'(三仙巖)도 만나는데,

주변의 바위절벽에는 마치 조물주가 일부러 꽂아놓은 듯한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내기도한다.

 

 

어라연 삼선암은 3개로 구분하여 맨 위부터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이라고 부린다.

이렇게 삼선암을 강물 가운데 두고 좌우로 갈라진 물길을 따라서 노를 저어서 흘러간다.

중간중간 급류가 있어서 스릴을 느끼기도 하지만, 가끔은 바위에 보트가 걸려서 한바퀴씩 돌리기도 한다.

그리고 우측의 바위절벽에 손바닥 자욱을 찍어 놓으듯한 일명 부처님 손바닥바위를 감상도 하면서~

 

 

삼선암의 바위를 피해서 물길을 따라 노를 젓다보면 마지막으로 만나는 바위가 하선암이라 불린다.

요즘은 강물이 너무 말라서 중간중간 돌출된 바위에 보트가 걸리면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면서~

안전강사는 하나~ 둘~ 구령만 붙이고, 우리는 셋~ 넷~ 만 계속 하다보니 이제는 복창소리도 점점 작게들린다.

 

 

강물이 적어서 계속해서 노를 젓다가, 모두들 지칠때쯤 되었을때 2/3 지점에 도착한다.

이쯤에서 휴식을 취하게되면, 강변에서 100m 떨어진곳에 있는 주막집에서 파전에 막걸리를 팔기도한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더우니까 주막집은 패스하더라도, 그냥 갈 수 없잖여^^

 

물흐름이 별로 없는 강물에 보트를 정지시키고 안전강사가 장난을 친다.

모두들 보트의 뒤쪽으로 밀착시켜서 어깨동무를 하면 보트가 균형을 잃고 뒤집어진다.

처음에 물에 빠지면 허우적 거리지만, 뒤쪽으로 들어 누우면 물에 빠져죽을 일은 절대 없다는것을 깨닫게된다.

 

 

이렇게 우리가 타고 내려온 보트는 문산나루에서 출발해서, 어라연주차장이 위치한 섭새나루까지 12km 거리를 3시간 가까이 걸렸다. 함께 승선한 인원중에 3명만 래프팅 경험이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초보자들이였다. 그리고 모두 중년나이를 넘었고, 수영도 할줄 모르는 사람도 많았지만, 강물에 빠졌을때 살아남는 방법도 터득한셈이다.

 

거운교가 보이는 선착장에 도착해서 장비를 반납하고, 대기중인 승합차를 타고 레프팅업체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으면 래프팅 일정이 종료된다. 처음에는 래프팅을 두려워하던 일행들이 래프팅체험을 한번 하고 자신감이 생기니, 다음에는 비온후 강물이 범람할때 다시 한번 래프팅 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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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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