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휴일에 아내를 위해서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했다.이벤트 제목은 "집나간 며느리들 귀가시키기 작전"으로 정했다.화창한 초가을 날씨에 하늘은 높아지고 들판에 곡식들은 이제 알알이 결실을 맺어가는 일요일, 그냥 집안에 들어박혀 하루를 보낸다는것은 아깝다는 생각이든다.한주일 있으면 추석명절이라고 모두들 마음이 조금은 들떠 있을때이지만,오늘만큼은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하여 가까운 이웃의 두가족 부부를 초대해서 서해안 남당항으로 떠났다.
전어는 날씨가 약간 선선해질때에 제맛이 난다고해서 이쪽 서해안에서는 9월 중순이 넘어야 축제가 시작되지만,기왕이면 남들보다 조금먼저 감칠맛나는 전어맛을 즐기기 위해서 조금 일찍 서둘렀다.집나간 며느리가 가을전어 굽는 냄새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가을전어,오늘 우리는 뉘 집인지는 모르지만 집나간 며느리를 빨리 돌아오게 하기위해 전어 냄새를 풍기기로 했다.
서해안 남당항 가까이 가다보니까 5일부터 대하축제가 열린다고 온통 플랭카드가 붙어있기에, 오늘 여기에 갔다가 차라도 밀려서 고생하는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썰렁했다.(경제사정이 나봐서 주머니에 돈들이 없나? ) 우리들 일행도 오늘 경제적으로 비용을 줄이기로 마음먹고 횟집에 들어가서 전어회무침 한접시만 주문해서 맛만 보기로하고 소주한병과 나누어 마시고 나왔다.(6명이 고작 그것만 시켜,주인이 눈치주는듯 했지만........)
전어회 무침은 뼈체로 그대로 썰어서 야채와 초장에 버무려서 먹으면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나름대로 일품이지만,그래도 전어하면 전어구이를 잊지 못한다.횟집에 1kg에 얼마냐고 물었더니 2만원이라 소리을 듣고나니 이건아니다는 생각에 수산물 공판장을 찾아다니며 가격을 물어보니 1kg당 8000원~12000원을 달라고 하기에 중간 가격대 1만원에(완전 절반 가격) 전어를 사가지고,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해변가 나무그늘을 �아서 냄새를 풍기기로 했다.
준비는 간단했다.수퍼마켓에서 숮탄 몇장사고 석쇠한장에 왕소금 정도면 특별히 준비할것은 필요하지 않았다.(소주는 필수품이고) 이제 전어구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처음에는 얌전한 전어가 불길에 뜨거워지자 기름이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숮탄에 뚝뚝 떨어지자 불길이 지글지글 올라오면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모두들 둘러 앉아서 구수한 전어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가고 있었다.
전어 굽는 방법도 어려운게 없다.오른쪽으로 뒤집고 왼쪽으로 뒤집고 불길이 골고루 닿도록 오른쪽 왼쪽 하다보면 어느새 멀리까지 냄새가 진동할때면,각자 한마리씩 들고 후후 불면서 뜯어먹고, 소주한잔 추가하면 그맛이 일품이라,횟집의 공간에서 구워다 주는것 먹는것보다 시원한 해변가에서 직접 구수한 냄새 맛아가며 굽는 그맛이 일품이라.............
가을전어 맛은 정말 일품이어서 맛있는것 먹을때는 말할시간도 없었다.그냥 한자리에서 익기가 바쁘게 서로 들고가서 다뜯어먹고 나서 그제서야 소감이 나온다.(와! 정말로 맛있네........)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왔다는 그말이 더욱더 실감나게 느낄수 있었다.오늘 나는 아내에게 맛있는 전어구이를 제공해서 즐거웠고. 뉘 집인지는 몰라도 집나간 며느리를 빨리 돌아오게 하려고, 가을전어 냄새의 시기를 앞당겨서 풍기는 이벤트를 해서 일석이조의 효과라 생각했는데............혹시 집나간 며느리들은 돌아 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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