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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꽃샘추위가 심하던날 소백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삼가탐방센터를 통과해서 주봉인 비로봉 그리고 연화봉을 거처서 희방탐방센터로 하산하였다. 비로봉 정상에서 강풍을 동반한 혹한을 이겨내고 연화봉까지 가는데 아마도 2시간은 족히 걸렸다. 연화봉은 해발1394m로, 정상 바로 옆에는 소백산 천문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순수한 연구관측의 목적이외에도 일반인들에게 과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한다.

연화봉 정상에 올라서니 한겨울 분위기처럼 정상표지석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정상표지석 좌측으로는 방부목으로 목책을 세우고 바닥을 깔아서 사방을 조망할수 있도록 전망대를 널찍하게 만들어 놓았다. 비록 찬바람은 강하게 불어도 이곳에서 멀리까지 잠시 조망하기위하여 전망대로 향하는데, 멀리서 바라보니 빨갛고 조그만 우체통이 보인다. 아니! 산정상에 우체통이 왜 있는것일까? 참 재미있기도 하고 궁금하여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았다. 

해발 1394m 정상에 새워진 연화봉 표지석이 혹한으로 얼어붙어있다.

정상표지석 좌측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비로봉 국망봉까지 조망한다.

방부목으로 널찍하게 만들어 놓은 전망대 입구에 왠 빨간색 우체통?


연화봉 우체통이며 소백산북부사무소에서 관리를 한다는 뜻이다. 처음에 얼핏 보기에는 우체국에서 우체통을 설치한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소백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분소인 북부사무소에서 설치한 우체통이였다. 우체통의 상단에는 이렇게 써있다. "이 우체통은 여러분이 대여한 시집을 반납하고 , 여러분께서 작성하는 엽서 및 편지를 수거해 드립니다."  탐방센터에서 빌려온 시집을 읽고서 이곳에 넣어도 되고, 편지나 엽서도 수거해서 우체국으로 보내준다는 내용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내용을 읽어보고나서, 산정상에 우체통이 필요했던 이유를 알수있었다. 국립공원에서는 2007년부터 입장료 폐지이후 매표소를 "시인마을"로 탈바꿈하여 이곳에 각종 도서를 비치하고, 종주나 정상정복 위주의 등산문화 대신 자연 속에서 한편의 시를 읽는 새로운 탐방문화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개설되어있다. 전국 국립공원 75개소에서 운영 중인 시인마을에는 ‘자연 속에서 읽는 한편의 詩’라는 제목의 시집 10종 10만부가 비치되어 있다고한다. 탐방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시집을 골라서 본 후 돌아가는 길에 시인마을에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고한다.

산행을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이 과연 얼마나 이용해줄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참 좋은 취지인것같다. 그러고 보니 국립공원 탐방센타 벽에도 똑같은 빨간색 우체통이 걸려있었다. 앞으로 등산문화의 색다른 변화를 줄수도 있는 좋은 취지인듯 하다. 산정상에서 잠시 시집을 읽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대자연에 도취된 그 분위기를 엽서나 편지를 써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할수 있도록 빨간색 우체통에 집어 넣으면 된다. 이제부터 소백산을 등산할때는 엽서를 꼭 챙겨가서, 대자연의 분위기를 그대로 새겨넣은 사랑의 메세지를 빨간색 우체통에 담아보자. 평생을 기억할수있는 멋진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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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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