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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이들 키울때는 북적대며 살지만, 어느덧 자녀들이 장성하여 성인이 되니 집안에는 분위기가 적막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우리 부부가 중년의 나이로 접어드니, 딸은 직장생활, 아들은 대학생활, 남편은 직장으로 아내도 직장으로 이렇게 모두 나가버립니다.

이렇게 각자 할일을 찾아서 일과를 시작하지만 근무시간대가 틀리고 퇴근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주중에는 서로 얼굴도 못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사람은 출근하고,한사람은 야근하고 낮잠자고 하다보면,가족간에 소통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며칠전 근무시간대가 같아서 지난주에는 저녁에 아내와 몆일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고요한 거실에서 울리는 전화소리에 아내는 전화를 받아서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전화를 끊고나서 우울한 표정을 짖습니다.
 
"무슨일인데?" "할머니가 계단에서 굴러서 병원에 실려갔는데, 꼼짝도 못한데"
 
처가에는 95세의 연세에 할머니가 아직 계십니다. 그동안 건강해신 덕분에 친정부모들이 특별한 걱정없이 지냈는데, 갑자기 다치고 나서 누웠는데 대소변 받아내며, 병 수발할 사람이 없다고 걱정입니다.

옛날 노인네들 자식들 많으면 뭐합니까?

자식들이 저마다 생활비 벌어서 살기도 어려운데, 누가 대소변 받아내면서 모실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대부분 장남이 모신다고 하지만 장남인 장인,장모도 벌써 연세가 70대 중반입니다.

두분모두 다리 수술을 받고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 억지로 쩔룩 거리면서 다닙니다.
 

나이가 먹고 노후가 되면 가진 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옛날에 퇴직금 받은것 몇천만원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로 생활했지만 최근 몇년사이에는 금리가 없어서 생활비가 부족하니 꽂감 빼먹듯이 조금씩 원금을 찾아쓰고 생활비까지 어려운 형편이 되었는데 할머니까지 당장 병수발을 들어야하니 한숨만 쉬고 있답니다.

하지만 아내는 5남매의 장녀라고 부모님 사랑이 남달리 애틋한 사람입니다.
 
친정집 가려면 한나절씩 걸려야 하니까 자주 갈수도 없고 2달에 한번정도 밖에 못갑니다.
하지만 매일 친정어머니랑은 통화를 하지만 전화만 받으면 눈물을 글썽이며 훌쩍훌쩍 울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불쌍해 어떡해! 우리엄마 불쌍해 어떻게!
부모사랑이 남다르다고 하지만, 모든 근심걱정 같이 안고 가니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게 됩니다. 

매일같이 울고있는 아내를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얼마전에 포스팅한 "저녁만 먹으면 잠자는 아내, 걱정되는 이유는" 의 그 주인공 이야기 입니다. 친정부모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우리는 그렇게 노후에 살면 안된다고,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자기몸 아끼지 않고 공장일을 하면서, 체력이 딸려서 잠만 잔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년인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육체노동으로 돈버는 일은 고통을 감수를 한다고 하지만, 70대의 친정부모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하지 못하니 어찌합니까? 대부분 서민들 직장생활 하면서 돈 벌어봐야 얼마나 벌까요? 월급쟁이들이 돈다발 쌓아놓고 사는게 아니잖아요.

자녀들 학비하고 생활비하고 보험과 약간의 저축에 짜임새 있게 대부분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데, 자식들 누구하나 매월 부모님들 생활비 충당해줄 입장이 아니니까 어른들의 노후생활 걱정이 태산이지요.

그나마 몇년전부터 아내의 제의가 들어와서 매월 작은 돈이나마 자동이체 시켜드리지만 직장인 월급 뻔한것 아닙니까?

돈의 여유가 있다면 베풀고 살면 좋지만 봉급쟁이 생활하면서 그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시댁에 장남이고 처가에 장녀인 우리부부는 다른 형제들보다 몇배 책임감을 느끼고, 양가 대소사 쫒아 다니다보면 월급 받아서 때로는 생활비 적자가 발생할때도 생깁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노후대책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양가 부모님들 봉양하다보면 노후에 똑같은 인생길이 되지 않을까봐 많이 고심도 하지만 장남 장녀로서 모른척 할수도 없으니 때로는 마음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부모 봉양하는것도 자식들이 똑같이 고통분답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솔직히 어느집이고 마찬가지지만 장남장녀 외에는 대부분 전혀 신경을 안씁니다.

자신들은 차남이기 때문에 차녀이기 때문에 집안일은 신경 쓸일없고, 돈 모아서 건물사고 땅샀다고 자랑하는데, 언제까지 가난한 장남장녀만 부모님 인생까지 고통을 분담해야 할까 그게 싫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게 인생길이라면 어쩝니까?
 며칠을 고심하던 아내가 큰 마음먹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오늘 월급 받았는데 친정부모님께 이번달 월급 몽땅 보내 드리고 싶어"
이럴경우 솔찍히 말해서, 아내가 한달동안 고생해서 벌은 돈을 몽땅 기부하자는 말에 망설인건 사실입니다.

더구나 아내는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면 파김치가 되도록 일하고 돌아와서 잠만 자는 모습이 너무 애초워 견딜수가 없더군요. "어떻게 한달동안 벌은 돈인데 몽땅 드리겠다는거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밤마다 훌쩍거리고 울고있는 모습이 더욱 애초롭더군요. 
마음이 힘든것은 육체고통 이상으로 더 힘들수 있고 모든 생활이 절망속으로 빠질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시후 망설이다가 이내 아내에게 말했습다. "잘 생각했어. 당신 생각대로 해"
우리는 아직까지 일할수 있으니까 열심히 벌어서 앞으로도 더욱 알뜰하게 모으면 되니까........... 

그리고는 아내가 원하는대로 한달분 월급을 고스란히 이체시켜 드렸습니다.
나이 50세가 다 되어 가는 아내의 남다른 애틋한 부모사랑을 나무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관련글보기 : 저녁만 먹으면 잠자는 아내, 걱정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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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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