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평일보다 배 이상으로 바쁘게 일에 묻혀 있다가, 어제는 모처럼 휴일이라 그나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가족들 간에 대화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야근을 마치고 낮잠을 자고 있는데, 거실에서는 객지에서 직장 생활하는 딸과 통화하는 아내의 언성이 점점 높아집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가만히 들어보니, 생일에 관해서 통화를 하고 있더군요.
"다음주 수요일이 딸 생일인데 집에 올 수 있어?"
"엄마! 내 생일은 다음주가 아니고 그 다음주 화요일이야." 이렇게 우기고 있었습니다. 딸은 직장 생활하는 20대 후반의 신세대이고, 아내는 50대 초반의 기성세대입니다.
이렇게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의견이 일치가 되지않는데는 뭔가 서로 견해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일날짜가 이렇게 차이가 나자 아내는 혹시 본인이 날짜를 잘못 알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벽에 걸린 달력을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한 번 날짜를 확인합니다.
아내의 생각에는 분명히 3월10일(수요일)인데, 딸이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생일은 3월16일(화요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잠시 후 서로 날짜가 틀려진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가 생각하는 날짜는 음력으로 1월25일이지만, 딸은 양력으로 3월 16일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야 날짜가 서로 틀린 것을 확인한 아내는 딸에게 말합니다.
"딸! 너의 생일은 음력으로 1월 25일이야. 달력에 보면 아래쪽에 작은 글자로 써 있는 것 보이지"
"엄마! 난 음력이 뭔지 정말 헷갈려. 친구들과 그냥 주민등록 번호에 쓰는 양력에 모두 생일잔치 서로 해주고 있어"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딸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성세대에 왜 음력을 사용하느냐고요? 아직까지 기념일을 음력으로 기억해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필자의 친가와 처가에는 70대 중반을 넘으신 부모님들이 계시니까, 양가 부모님들 생신 등, 집안에 대소사들을 음력에 맞추어 매년 행사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직도 부모님들은 손자손녀들 생일을 음력으로 기억해 두셨다가 전날이나 당일에는 분명히 전화가 옵니다. "오늘 아침에 미역국 끓여 줬냐?" 이렇게 물어봅니다. 사실 요즘시대에 생일에 미역국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어른들에게 물려받은 전통을 이어가며 미역국을 끓여서 가족들이 나누어 먹게 됩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신세대 계층에서는 음력을 기억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합니까? 양력은 맞고 음력은 우리들 정서에 안 맞는다고 전혀 부정할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신세대들에게는 일상생활에는 특별히 음력을 활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음력을 일상생활에 적용을 하지 않는 세대들이라도 양력과 음력의 개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넘어가라고 다음과 같이 설명해 줍니다.
지구가 태양을 기준으로 공전하는 시간(약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만든 달력을 양력이라고 한다.
음력이란?
달이 뜨고 기우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것이다. 즉, 그믐달에서 다음 그믐달로 돌아오는 기간을 1달로 정해서 매월 29일과 30일을 번갈아 사용하며, 음력의 1년 12달 날짜를 합하면 354일이다.
윤달이란?
따라서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양력과,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과는 11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모자라는 11일을 3번 모아 3년에 1번 한달 윤달을 넣어 양력과 날짜의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예로부터 우리들의 조상들의 지혜는 지구가 공전하는 원리를 이용해서 태양을 보고 양력을 만들었고, 달을 보고 음력을 만들어 사용해왔습니다. 알고 보면 참으로 대단한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음력을 몰라도 일상생활에 특별히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선인들의 지혜로 만든 음력을 아직도 응용하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전혀 배제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초승달이 떠서 보름달이 되고 삭망이 되는 이치는 불변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는 설날이었고,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필자는 바빠서 대보름을 잊고 지냈지만 생각보다 전국적으로 많은 행사를 하더군요. 하지만 요즘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신세대들에게는 "무슨 의미가 있냐" 고 말하는 딸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시대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구세대이니 어쩔 수 없고, 너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중간이니까 절충안을 활용 할 수밖에 없구나" 하지만 너희들이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 그때부터는 너희들 방식대로 양력으로 기념일로 정하고 사용해도 무방하니 그렇게 하도록 해라"
이렇게 구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의견을 절충하면서 딸의 생일날짜에 대해서 정리해 본 이야기 입니다.
유익하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을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년만에 여친에게 걸려온 한통의 국제전화 (39) | 2010.03.08 |
---|---|
집안 기념일 챙기는 모친의 남다른 기억력 비결 (27) | 2010.03.05 |
40년전 기억을 떠오르게 한 특별한 초대장 (31) | 2010.03.03 |
명절이 더 쓸쓸한 노부부 심경 헤아려보니 (22) | 2010.02.22 |
현금 주고 받을때 반드시 헤아려봐야 하는 이유 (44) | 2010.02.17 |
설명절에 힘든 가사노동, 절반으로 줄이는 방법 (31) | 2010.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