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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은행 창구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아들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고지서 한장과 현금을 한웅큼 뽑아들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요즘 본격적인 대학교 등록 시즌인가 봅니다. 필자의 집안도 예외는 아닙니다. 명절 며칠전에 고지서가 한장 날아 왔습니다.

군 제대후 복학한 아들의 3학년 1학기 등록금입니다. 아들이 군대생활 할 동안은 목돈 들어갈 일이 없어서 좋더니, 아직도 2년 남은 등록금 시즌에는 부담스럽습니다. 예년에 비해서 대학등록금이 많이 인상된것은 아니지만 이번 학기도 440만원정도 납부를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설명절 쇠느라고 돈을 많이 써서 가계비 부담이 가중되는 시점이라, 여기 저기서 현금 융통해서 등록금을 마련하느라고 한나절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중소기업에 계약직으로 일하는 아내는 하루먼저 출근하고 혼자서 등록금을 마련하다보니 예상치못한 에피소드가 벌어졌습니다.



설명절 귀성 전날에 아내가 퇴근하면서 두툼한 현금봉투를 핸드백에서 꺼내면서 기분좋게 집안에 들어서더군요.무슨 좋은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직장동료들이 10명이서 매월 10만원씩 내서 계모임을 하는데, 이번에 당첨되어서 100만원이 생겼다고 합니다. 

집안에 들어서자 두툼한 봉투에서 현금을 꺼내서 세어 보면서 "내 돈" 하면서 서랍에 집어 넣는 겁니다. 어차피 매월 10만원씩 내서 한번에 목돈을 만드는 것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특별한가 봅니다. 아내는 계모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직장동료들과 잘 어울리려니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명절에 본가, 처가를 모두 다니다가 돈이 바닥 났으니, 주머니돈이 쌈지돈이라고 어쩔 수 없이 명절 끝나고 아들 등록금을 내야할 입장이니, 누구돈 할것없이 모두 합치고 이리저리 융통해서 440만원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할 수 없이 서랍에 넣어둔 아내가 받아온 계돈봉투를 꺼내서 주머니에 넣고 은행으로 갔습니다.



여기저기 통장에 있는 돈을 이리저리 돌려서 주계좌로 입금시키고나서, 등록금 납부은행으로 갔습니다. 주머니에는 아내가 받아온 계돈봉투에 100만원이 있으니까 340만원을 인출해야 합니다.

등록금도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편리할텐데 그런 방법이 없더군요. 현금인출기에 카드를 삽입하고나서 수표로 100만원을 먼저 인출했습니다. 100만원짜리 수표가 나올 줄 알았는데, 모두 10만원짜리로 나오더군요.

이렇게 3번을 반복하니 10만원권 수표 30장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나서 현금으로 40만원을 찾았으니 340만원 입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두툼한 현금봉투를 쭉 찢어서 한데 썩어서, 손아귀가 잡히지 않을 정도로 돈을 들고 순번이 되어서 창구에 갔습니다.



그런데 창구에서 돈을 헤아리던 직원이 10만원권 수표를 세고, 1만원권을 번갈아 세어보더니.......... "고객님! 지금 얼마 주셨어요?" 질문을 합니다. 등록금 고지서에 4,393,000원이니까 440만원을 주었다고 했더니, 다시한번 세어보더니 20만원이 부족하다고 하는겁니다.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현금인출기에서 20만원을 인출해서 직원에게 건내주고 등록금 영수증을 받았지만, 의문점을 풀수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현금인출기에서 340만원을 인출했고, 집에서 가지고온 현금봉투에 100만원이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갑자기 현금이 20만원이 모자란다고 하자 의문이 증폭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직원이 헤아리다가 창구아래쪽으로 흘리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아내가 명절에 비상금으로 20만원을 챙겼을까? 설날 근무 마치고 딸이 혼자 집을 다녀 갔다고 하더니 혹시............. 아니면, 아들이........... 분명히 누군가가 아내가 서랍에 넣어둔 계돈봉투에서 20만원을 말없이 뺀것이 아닐까 계속 의문이 갔습니다.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도무지 알수가 없으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저녁에 퇴근한 아내에게 오늘 은행창구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더니, 의외로 쉽게 정답이 나왔습니다. "계돈으로 받아온 봉투는 원래 80만원이 였어" 그날 2명이 현금을 안가지고 와서 20만원은 통장으로 입금 받았답니다. 

아내에게 그말을 듣고 나니, 제대로 확인 하지도 않고 혼자서 의문만 증폭시켰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부터 봉투에 들어있는 돈을 헤아려보고 갔으면 이런일이 없었을것인데........... 그리고, 옛말에 "돈을 주고 받을 때는 반드시 직접 세어 봐야한다" 는 어른들의 말씀을 다시한번 공감 해 본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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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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