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내의 생일에는 아들, 딸, 둘 다 각자의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남편 혼자 갖은 재롱 떨어가면서 깜짝 이벤트로 아내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때로는 남편도 기쁨조가 되어야 할듯)

그리고 다음날 블로그에 자랑삼아 포스팅 했더니, 모두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블로거는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추천수가 팍팍 올라가는 수 만큼이나 보람과 행복을 느낌니다. 

하지만 일부 어떤 사람들은 아내 한테 잘 한다는데 뭐라고 나무라지도 못하지만, 속으로는 팔불출 같은 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혼자만의 생각이지만.........ㅎ)

하지만 어쩝니까? 딸은 직장 근무 때문에 집에 들어올 시간이 없고, 아들은 대학친구들과의 일정 때문에 바빠서 못 들어온다고 하니 아내에게 사랑받으려면 이 정도는 챙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생일날 하루를 잘 보내고, 그날밤 늦게까지 아내는 대체적으로 기분 좋게 만족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무언가 서운한 마음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표정을 읽어 보니까.......) 

"오늘도 저녁 먹고 늦게 들어올 거야" "왜? 누가 저녁사준데?"
"이웃에 모임하는 아줌마들이 생일이라고 저녁사준데" 아내는 참으로 바쁜 사람입니다.
공장에서 10시간 일하고 퇴근해서 피곤하지만, 이틀째 생일잔치를 해야 하니까요.

"남들도 생일잔치 해준다고 난리인데,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 것이 엄마 생일에 문자한통 없네!"

아내는 결국 서운한 감정을 털어 놓습니다. "엄마가 회사 사람들이랑 저녁 먹고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그냥 잊고 있었겠지 뭐" 이렇게 아들을 대변해서, 이해 시키고 각자 출근을 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 무렵에 아들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오늘 엄마 생일이지요? 저녁은 어떻게 하실꺼예요?" 이렇게 아들 녀석이 뒷북을 치는 겁니다.

달력에 표시해 두었으니 당연히 어제가 엄마 생일이라고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은근히 화가 나더군요. "야! 임마. 엄마 생일은 어제야. 아무도 없어서 아빠가 혼자서 생일 챙겼어"

"아빠! 죄송해요. 전 오늘이 엄마 생일인줄 알았어요." "됐어. 임마, 난 괜찮은데, 엄마가 무척 서운하게 생각하드라. 엄마한테 100배 사죄해라"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들은 날짜를 착각하고 정말 오늘인줄 알고 있었는데, 하루 지났다고 했더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전화로 들리는 목소리를 들어보니..........)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오늘도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안에 여기저기 형광등을 밝히고 혼자 저녁을 찾아 먹었습니다. 아내는 오늘도 이웃 아줌마들과 저녁을 먹고 늦게 들어올 겁니다.(제가 이렇게 삽니다........ㅎ) 

혼자 저녁을 먹고 돌아서니,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들이 들어오는 겁니다.
한손에는 케익과 샴페인을 한 병 들고 들어 오면서, 정말 오늘이 엄마 생일인줄 알았다고 합니다.

어째든 자신이 엄마 생일 챙기지 못해서 미안하니까, 오늘은 아들이 재롱을 떨어야 하겠지요.
 
그 아빠에 그 아들이라고 시키지 않아도, 어젯밤 아빠가 하던 방식대로 케익을 차려놓고 기다립니다.
아내가 오늘은 몇 시에 들어올지 모르지만 전화로 물어보면 혹시 기분 상할까 조심스레 기다렸습니다.

밤 10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현관문이 열립니다.
아들은 얼른 총알같이 촛불을 밝히고, 아내에게 달려가서 안깁니다.

"왜 이래 징그럽게" "엄마! 미안해. 오늘이 엄마 생일인줄 알았어요."

아들의 사과에 아내는 어쩔 수 없이 한마디만 합니다. "이그!!" 그리고 이내 기분이 풀어집니다.
전날 밤에는 남편과 둘이서, 어제 밤에는 아들까지 가세해서 세 명이 아내의 생일축하를 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울 엄마 생일 축하합니다.~~♪♬ "
재치와 애교를 겸해가면서 생일축가를 부르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치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아들의 착각으로  아내는 또 한 번의 생일케익을 자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잠시는 서운했겠지만, 그래도 올해는 아내의 생일을 이틀에 걸쳐서 생일잔치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우리같이 직장생활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중년부부에게 특별한게 뭐 있습니까?
누구에게든 작은 희망을 주고 기쁨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물질에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늘 옆에 있어주는것 만으로도 소박한 행복을 느끼는 아내가 있어서 우리 가정은 더욱 행복한지 모릅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반응형

Posted by 털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