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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은 우리 부부의 26주년 결혼기념일입니다. 지금부터 26년전 꽃피는 봄날, 우리부부는 철없는 나이에 결혼을 하였습니다. 남들은 몇 년씩 연애해가며 서로 마음을 다 읽고나서 결혼에 골인하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는 남달랐습니다. 신랑은 26살 신부는 23살의 철없는 나이에 시골집 사랑방에서 맞선을 봤습니다.

서로가 좋아한것도 아닌데 막연하게 서로를 의지하고 살면 되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하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리고는 맞선 본, 신부의 얼굴도 아물아물 기억나지 않는 상태에서, 두번째 만나서 약혼식을 하고 한달만에 결혼식을 하였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것이 아니고, 결혼해서 사랑을 만들어 가면서 살아왔습니다.

4월 22일이 결혼기념일이라는것은 한번도 잊은적이 없기에, 주방에서 아침준비를 하는 아내에게 다가가서 가볍게 포옹을 했습니다. 오늘은 무슨날? 그냥 모르는척하고 능청을 떨어보았습니다. 정보통신의날, 지구의날, 목요일날, 이렇게 말했지만 당연히 결혼기념일을 기억하기 때문에 결론은 "사랑해"로 끝났습니다.

결혼기념일이라도 맞벌이 부부는 서둘러 아침을 먹고 7시 정각에 현관문을 나섭니다. 아내는 공장으로, 남편도 공장으로, 직장인들 하루의 일과는 이렇게 각자 직장으로 출근하면서 "오늘도 수고해" "당신도" 이런 인사로 시작됩니다. 직장에서 하루 힘겹게 일하고 잔업까지 마치고 돌아오면 저녁8시가 넘어야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 아들에게 받은 문자메세지.                                                     아빠가 아들에게 보낸 답장

12시 16분. 군대 갔다와서 복학한 아들에게서 제일 먼저 문자가 도착되었습니다. 그래도 기특하게 엄마아빠의 결혼기념일을 기억하고 사랑스런 문자메세지를 보내 왔습니다.  아빠 입장에서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유식한척하고, 영문으로 답장을 보냈는데 나중에 보니까 문법이 틀렸더군요.(무식들통 부끄^^)


             ▲ 딸에게 받은 문자메세지.                                                    ▲ 딸에게 받은 문자 2페이지

잠시후 12시 20분. 딸에게서 문자메세지가 도착합니다. 이번에는 컬러메일에 꽃다발까지 첨부해서 긴 장문으로 작성해서 보냈더군요. 기특한것^^ 직장생활하면서 휴일도 없이 바쁘게 지내느라고 잊은줄 알았더니.........(날짜는 잊지 않았는데, 26주년인데, 27주년으로 알고 있네요.)


             ▲ 딸에게 받은 문자 3페이지                                                ▲ 아빠가 딸에게 보낸 답장 

우연의 일치인지, 비슷한 시간에 약속이나 한듯이 아들은 천안에서, 딸은 대전에서, 결혼기념일 축하메세지를 보냈더군요. 아빠 입장에서 그냥 있을 수 없어서 답장을 보냈는데, 아들에게 보낸 메세지를 보낸편지함에서 찾아서 딸에게 보냈더니, 똑같이 틀린 문법이 전달 되었습니다.(두번째 부끄^^ )


             ▲ 아내에게 보낸 문자메세지                                                ▲ 아내가 남편에게 보낸 답장 

아들 딸에게 결혼기념일 축하 메세지를 받고나니 기분도 좋고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물론 출근할때 애정표현은 했지만, 문자메세지 나름대로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혀 답장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문자를 보내고 한시간쯤 지나서 아내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더 이상 무슨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평소에도 "사랑해"라는 표현은 가끔 하지만, 이날따라 짧은 문자메세지가 더욱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몇번이고 휴대폰을 열어서 연애편지 받은 기분으로 문자메세지들을 읽어보고 또 읽어보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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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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