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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1 - 늦잠자는 아들
 

글쓴이의 집에는 지난해 여름에 군복무를 마치고 2학년 2학기에 복학한 아들이 있습니다. 집안에 늘 아내와 함께 단둘이만 살다가 그래도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나니 집안이 덜 썰렁합니다.

어차피 각자의 하루일과가 다르다보니, 어떤날은 얼굴을 볼 수 있고 어떤날은 이틀씩이고 얼굴을 못 봅니다. 방문이 닫혀있으면 "늦게 들어와서 자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화요일(23일)은 제 엄마의 생일이지만, 착각하고 수요일(24일)로 생각하고 있다가, 뒤늦게 날짜를 잘못 봤다고 하면서 무척이나 미안하게 생각하더군요.

그래도 생일 다음날에 케익과 샴페인을 준비해서 하루 늦은 생일축하를 했지만, 정말 죄송하다고 몇 번을 말하더군요. 아들은 늦게까지 잠을 자니까 아직도 방문이 꽉 닫혀있습니다.

◈ 분위기 2 - 출근준비 바쁜 아내

아침에 모닝콜과 함께 일어나면, 쌀 씻어서 전기압력 밥솥에 밥을 가득 안쳐 놓아야 세 식구, 아침, 점심, 저녁까지 한꺼번에 해결합니다. 여자들은 할일이 그것 뿐은 아니지요.

부지런히 머리감고 세수하고 화장하고 하다보면 늘 분주합니다. 매일 진행 순서대로 아내는 욕실에서 나오면 화장대로 다가 갑니다. 그리고 화장대에 앉아서 순서에 준해서 화장을 하려는 분위기 입니다.

그런데 무슨 쪽지를 들고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손등으로 눈을 문지르는 겁니다.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다가가 보았더니 아내는 눈시울이 적시고 있었습니다.

"왜 그러는데?" 하면서 다가 갔더니, 아내는 손에 들고 있던 한 장의 쪽지를 보여주더군요.

< 엄마의 생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전한 감동의 반성문 쪽지>

TO 사랑하는 엄마
♡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진짜 바보같이 수요일로 알고 있었어....ㅠ.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엄마 생신도 못 챙겨 드리고.......... 정말 죄송해요.
엄마 많이 서운했지....? 엄마 잘못했어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엄마 사랑해
 From 아들 ♡


아들은 이와 같이 쪽지를 써서 잘 보이도록 화장대에 올려놓았던 겁니다. 내용은 짧은 한 장의 쪽지였지만, 엄마의 생일을 제대로 기억 못한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용서를 비는 내용입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서운한 감정을 살짝 나타내던 아내였습니다. 그렇지만 하루 늦게라도 케익에 샴페인 사들고 들어와서 생일축하를 해주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엄마의 마음을 풀어 주었지만 아들의 마음에는 죄송함을 스스로 해소하지 못했던 가봅니다. 그래서 늦은 밤 엄마에게 쓴 쪽지에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었습니다.

아직 철부지 인줄 알았더니, 그래도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아들이 장하다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이렇게 한 장의 짧은 쪽지 한 장이지만, 아들은 엄마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달했고, 아내는 아들의 쪽지를 읽고 감동 받아서 눈물이 핑 돌았던 겁니다.

알고 보면 참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네 가정에서도 가족 간에 별것 아닌 일로 불신이 생겨서 다투는 일이 있을 테고, 부부간에 사소한 일로 감정대립이 장기화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짧은 쪽지 한 장으로 상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옛말에 "여든 할아버지가 세 살 먹은 손자에게 배운다." 는 말이 있나봅니다. 배움에는 나이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부간에 늘 한결같이 행복할 수만은 없습니다.

때로는 의견충돌로 인하여 서로가 이기려고 자존심 대결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따지고 보면 누가 이긴 것도 진 것도 없이 끝나고 말지요. 중년의 나이에 아내가 이렇게 마음이 연약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봅니다.
 
이제 또 한수 배웠으니, 아내를 감동시키는 편지요법도 앞으로 종종 써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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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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