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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리가 어렸을때는 부모님을 위해서 하교길에 빨간색 카네이션을 사가지고 살짝 감추어 놓았다가, 어버이날 아침에 부모님들의 가슴에 꽂아 드리고 학교에 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어버이날의 풍속도는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자식들이 모두 객지에 나가있으니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에게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버이날에도 직장일 때문에 출근을 해야하니까, 그대신 새로운 방법으로 대행을 시킬 수 밖에 없더군요. 몇일전에 인터넷 우체국을 접속해서 부모님들과 처부모님들에게 경조카드와 용돈을 보내드리도록 예약을 했습니다. 

"멀리서나마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문구의 경조카드입니다. 매주 전화는 드리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이기에 어버이날 전일에 도착하도록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전화드리려고 계획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 계신 어머님과 장인에게서 새벽같이 전화가 왔습니다.

"객지에서 돈 쓸일 많은데 무슨 용돈까지 보내느냐"
한결같이 말씀하십니다. 아침 일찍 전화 드리려고 했다가 한발 늦어서 오히려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주말이지만 직장인들의 때로는 주말도 없이 출근을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전화받고 아내는 아침준비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순간에 식탁위에서 빨간색 봉투가 2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오잉! 이게 뭘까?
식탁은 가족들의 자리가 늘 습관적으로 정해져 있기에 아내의 자리와 글쓴이의 자리에 각각 한통씩 놓여있더군요. 무슨 카드일까 내용이 뭘까? 궁금해 하면서 각각 개봉을 시작했습니다. 봉투를 개봉하자 카드 표면에는 작고 귀워운 휴대폰고리가 달려있고 안쪽에는 아들이 직접 쓴 짧은 편지가 있었습니다.


Dear 우리 엄마 ♡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엄마 엄마....항상 고맙고 감사해요.
언제나 힘이 되는 우리엄마! 그리고 아빠! 정말정말 감사하고 사랑해요♡
우리가족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요 ♡ 엄마아들♡
 

"Dear 아부지♡
사랑하는 아빠~! 어버이날이에요~
낳아주고 길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건강하시고 우리가족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요!! 이제야 철든 아들♡ "


아들이 엄마와 아빠에게 각각 쓴 편지에는 짧고 간결하지만 부모님을 사랑하는 모든 마음이 압축되어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침일찍 이런 편지를 받고나니 콧끝이 찡하게 울려옵니다. 늘 글쓴이는 어버이날 양가부모님들 챙기기만 바빴는데, 어느사이 아들에게 어버이날에 이런 편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대학에 다니는 아들은 검소하고 작은 용돈에도 불평없이 아껴쓰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사실 부모된 입장에서 더 이상 뭘 바라겠습니까? 가족들 건강하고 자식들 잘 자라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행복은 결코 멀리있는것이 아니더군요. (편지에 '아부지' 라는 익살스런 표현을 보면서 가볍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값 비싼 선물보다도 어버이날 아들에게 받은 짧은 한통의 편지가, 코 끝이 찡하도록 감동을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어버이날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전국에 모든 어버이들에게 감사드리며, 마음에 빨간 카네이션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모두모두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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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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