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가평에 있는 석룡산으로 산행을 나간다. 전국적으로 몇일째 비가 오고 있는 가운데, 오전이라도 비가 그쳐주길 바라면서 버스는 출발한다. 그나마 경기도 일대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차량이 밀려서 4시간만에 산행지 입구에 도착했다.
석룡산은 폭포, 담, 소가 이어지는 웅장한 산세에 비해 등산로가 완만하고 시종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에 여름 산행으로 최적격이다. 특히 6㎞에 걸쳐 조무락골 계곡이 펼쳐져 있어 피서객이 많이 몰린다. 조무락골의 뜻은 늘 새들이 조잘(조무락)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석룡산은 해발 1,147m로 제법 높지만, 주변에 화악산에 가려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정상에서는 백운산, 화악산, 명지산, 국망봉, 휴전선 인근의 대성산, 백암산도 보인다. 산행기점은 용수목 조무락골길로 진입한다. 이 코스는 바위가 많아 산길을 걷는 것보다는 시간을 여유있게 잡아야 한다.
석룡산은 돌로 된 용이 있는 산이란 뜻이지만 실상, 산 어디를 가도 용을 닮은 돌은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옛사람들이 조무락계곡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물길에 잘 다듬어진 모습과 흰물결 굽이치며 떨어지는 계곡이 마치 용과 같다고 해서 석룡산이라 불려지고 있다한다.
산행 코스는 조무락골을 따라 석룡산에 올랐다가 능선을 타고 조무락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방식이다.
조무락골의 들머리는 시내버스 종점인 용수목 근처의 38교에서 시작한다. 38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면 조무락골로 들어가게 된다. 이곳 초입 500m 정도는 우후죽순처럼 식당과 펜션이 들어서 있다.
한북정맥 지류에 있는 석룡산은 오른쪽으로 화악산, 중봉이 있고 왼쪽으로는 국망봉이 버티고 서 있다. 석룡산은 웅장한 산세에 비해 등산로가 완만하고 산행 내내 폭포와 담소를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여름산행 코스로는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양쪽 산록이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이 계곡이 조무락골인데 암반과 폭류가 어울어져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화악산과 석룡산 사이 깊은 계곡의 풍부한 수량과 오염되지 않은 환경 때문에 많고 여름에 많은 사람이 찾는다. 입구에서 1km남짓 올라가면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삼거리에서 좌측길로 접어들자 낙엽송숲이 짙어 여름에는 시원한 코스가 되어준다. 낙엽송숲이 지나면 활엽수림대로 빽빽하고 울창하여 햇볕이 끼여들 틈이 없다. 그러나 찜솥같은 습기로 숲을 지나면서 땀이 비옷듯 쏟아지더니, 갑가지 천둥번개가 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약 4시간 30정도의 시간을 예상하고 좋은 풍경이라도 찍을거라고 DSRL 카메라를 챙겨 산행을 시작했지만, 30분도 안되어서 폭우로 카메라를 베낭속에 깊이깊이 감추고 비상용으로 스마트폰으로 흔적을 남기면서 드디어 정상에 도달하였지만 비가 많이 내려서 곧바로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석룡산 정상에서는 다른곳으로 빠지는 길이 없기 때문에 우측 길만 따라서 하산하면 원점으로 회귀 할 수 있다. 하지만 비가 내려서 온통 등산로가 미끄러우니 상당히 불안했다. 1시간을 내리던 비가 그치자 등산로 주변에 나무들은 더욱 싱그럽고 초록빛 녹음이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삼거리에서 좌측길로 접어들어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 등산로는 하산길은 산 중턱부터 갑자기 촬촬 넘치는 거대한 계곡을 만날 수 있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하여 하산길은 3번정도의 계곡을 횡단해야 하기때문에 불안감이 들었지만 다행히 비가 그치면서 계곡을 횡단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시점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산중턱부터 거대한 폭포의 물소리처럼 굉음이 들리면서 계곡물이 하얀거품을 일으키며 하염없이 하류로 솓아져 내리고 있다. 아마도 햇살이 쨍쨍 내리는 날 산행을 했더라면 더욱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비에 젖은 옷자락을 추스리고 종종 하산을 한다.
몇 km의 계곡길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한두번 정도의 계곡물을 횡단하려면 신발을 벗었다 신었다했다. 그러다보니 등산화가 절반은 젖었고, 계곡에서 흘러 넘친 물은 등산로로 흘러들어 계곡인지 등산로 인지 구별이 안가니, 등산화 속에는 물이 들어가 질퍽질퍽 소리가 들린다.
물이 넘처흐르는 너덜길을 마냥 걷다보면, 숲은 그래도 가끔씩 눈요기거리를 제공해준다. 구불구불한 나무줄기와 길게 늘어진 다래넝쿨은 아마도 타잔이 타고 다니는 덩쿨같다. 타잔이10원짜리 팬티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이쪽으로 날아 올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아~아~아~아~~~~
또한 하산길에 만날수 있는 석룡산 복호동폭포는 수직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물길이 솓아져 내리는 높이 30미터에 폭 5미터 정도의 3단 폭포도 만날 수 있다. 마침 요즘 비가 많이 내려서 많은 물이 한꺼번에 수직절벽으로 솓아지고 있어 폭포 주변에서는 물안개와 함께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복호동폭포는 조무락골에서도 꽤 깊숙한 곳에 있어서 더 더욱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며, 어둑어둑 할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울창한 숲속의 폭포 아래서 물줄기를 감상하다 보면 한 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낄 정도로 공기가 차가워 조무락골 계곡길을 트레킹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곳이다.
조무락골은 한 여름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혼잡하지않다. 물론 초입에는 야영을 하기도 하고 계곡 주변에 음식점들이 몇 있지만 계곡 안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한적한 계곡을 만나게 됩니다. 조무락골 계곡이 깨끗하게 유지 될 수 있는것은 걸어서 올라가는 등산로만 있어서 일것이다.
비록 비오는날 조무락 계곡길로 하산한것이 아쉽지만, 날씨가 화창 했으면 너무너무 좋았을 것이다. 비록 비를 맞아서 옷이 젖고 등산화에는 물이 질퍽대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여름날의 멋진 산행이였다. 나는 이런 성취감 때문에 온몸에 흠뻑 비를 맞았지만 혼자서 궁시렁 대지는 않았다.
산행시 비가 내려서 DSRL 카메라로 사진 한장 못 찍고 스마트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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