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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무슨 모임이 그리도 많은지, 한동안 조용하던 모임을 한꺼번에 계획잡아 중복되는 모임도 있으니, 때로는 한쪽에는 참석하지 못하는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한해를 무사히 보내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송년회를 하지만 너무 부담스럽기만하다. 그렇다고 한해를 보내면서 마지막달에 얼굴이라도 보자는데 모른체 넘어가기도 좀 그렇다.

아무튼 송년회 모임을 가지면 대부분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문화는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비슷할것이다. 의미있는 모임이라고 년말에는 좀 특색있는 먹거리를 메뉴로 잡게 되며, 먹기만 하는건 아니다. 먹거리가 있으면 마셔야 하는데 소주잔이라도 꼭 부딧쳐야 의미가 있다고 건배를 강요를 하게된다.

정말로 술을 한잔도 못 마시는 사람도 건배사를 듣고나서, 잔을 부딧치며 힘차게 건배를 외쳐야만 하기에 물이라도 한잔 가득 채워서 동참을 하게된다. 건배는 한번만 외치면 될것을 이사람, 저사람, 각각 한마디씩 하면서 계속해서 건배를 외친다. 술이 약한 사람은 벌써 건배술에 알딸딸하게 취기가 돌기 시작한다.


술자리에서 계속되는 건배 잔 어떻게 피할것인가

그러나 건배는 전체적으로 외치는것만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참석자 전원이 참여하는 건배지만, 이제부터는 소그룹으로 형성되어 끼리끼리 주고 받고 건배하며, 와글와글 떠들어 대니 전체적으로 통제가 안된다. 마주 앉은 사람과 옆자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사람이 술잔을 들면 계속해서 서로 부딧친다.
 
자리를 잘못 잡아서 술발이 센 사람 옆에 앉았다하면 술폭탄을 피하기 정말 어렵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통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건배를 하고나서 남들이 마시는 동안에 이야기를 하면서 술잔을 들고서 머뭇거리다가 슬그머니 상위에 내려놓기도 한다. 이런 방법도 들통나면 마시는척 하면서 테이블 아랫쪽에 술을 버리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아무튼 술이 약한 사람은 연말에 송년회가 좀 힘들다. 솔찍히 나중에 조금 욕먹을 각오하고 몸 생각해서, 화장실 가는척 하고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 나가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두번은 속아주지만 상습적으로 하면 그것도 안통한다. 술이 취하면 점점 분위기가 산만해지고,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또하고, 또하고, 이제는 지겹다.

그중에 술이 취하지 않은 사람이 이제 송년회 자리를 마치자고 건의한다. 한참만에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는가 했는데, 그중에 몇명이 2차를 가자고 한다. 술 마신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은 딱 한잔만 더 하자는말이다. 이미 만취생태라서 혀가 꼬여서 말도 잘 안되는 사람이, 술 마시면 취하니까 노래클럽가서 간단하게 한잔하면서 술깨고 가자고 한다.


입가심으로, 맥주 한잔씩만 더 하자고 2차 가는 것이 문제다.

그동안 소주에 만취가 된 사람들이 입가심이나 하고 가자고 하면서 노래클럽에 들어가자 마자 맥주를 주문하는데, 딱 한잔이리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끼리 놀면 분위기가 안되니까 도우미를 불러 달라고 주인을 불러서 요청을 한다. 사실 노래클럽에서 노래하는데 무었 때문에 도우미가 필요한건가 안 가본 사람은 이해못한다.

듣기 좋게 부르는 명칭이 도우미지 뭘 도와 준다는것일까?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걸 도와 주는게 아니고 같이 어울려 놀아 주는것이다. 어두컴컴한 조명아래 들어선 도우미는 인물 심사보다 여자라면 대부분 오케이다. 그때부터 노래를 부르던지 말든지 맥주잔을 가득채워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람도 있고, 마이크잡고 열심히 노래부르는 사람도 있다.

도우미는 노래에 맞추어 열심히 춤을 춘다. 시간급이기 때문에 1시간만 열심히 놀아주면 되고, 술 취한 사람 잘 만나면 팁도 받기 때문이다. 신나게 흔들며 춤도 추고 블루스곡이 흘러 나오면 부등켜 안고 블루스 분위기도 맞춰줘야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고 시간 연장을 안해주면 언제 봤냐는 식으로 고개만 까딱 인사하고 방을 나간다.

이렇게 먹고, 마시고, 즐기고, 하다보니 시간이 언제 흘렀는지 벌써 자정이 가까워 오고 있다. 이렇게 술자리에서 해방되고 노래클럽을 나가면 길거리서 왁자지껄 떠들어 댄다. 평소에 그리 친하지도 않던 사람이 이날 만큼은 손을 잡고 부등켜 안고 놓아주지도 않는다. 늦게까지 같이 놀아준 의리 때문에 택시가 멀어지도록 손을 흔들면 잘가라고 한다.


늦은밤 만취상태로 살그머니 들어서니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집안에 들어서니 아직도 방안에 불빛이 환하다.
아내는 그 시간까지 잠을 자지않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술이 만취가 되어 비틀거리며 아내를 바라보니, 그날따라 어찌 그리 예뻐 보이는지, 포옹해 주고싶어서 다가간다.
하지만 다소곳하던 아내가 갑자기 날렵하게 돌변하면서 확 밀어 버린다. "어휴! 술냄새~~ 킁킁!"

아내가 갑자기 무서운 얼굴로 변하면서 문초가 시작된다.
"당신 노래방 갔었지?" "네 그렇습니다."

"도우미 몇 명 불러서 놀았어?" "네~~에~~?  우리끼리 놀았는데~~요."
"거짓말 하지마. 아가씨들 불러서 같이 놀았잖아"

아내는 호랑이 눈을 뜨고 말하니 무서워서 실토한다.
"저어~ 3명밖에 안 불렀는데요." "그럼 그렇지, 귀신은 속여도 나는 못속이지 안봐도 눈에 선하다."

"어여 씻고 잠이나 주무셔. 나중에 얘기하고~~" "네 알겠습니다."
기가 죽어서 더 이상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욕실로 들어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아내는 어떻게 우리가 놀고온 모습을 어떻게 그대로 읽고 있을까?
다음날 아침에 해독되지 않아 끙끙대고 있는 모습이 안스러운지, 그래도 콩나물국은 끓였지만 이쁘게 주지는 않는다.


남편의 음주문화, 아내는 모든걸 이미 알고있었다?

몇일이 지나고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물어본다.
"저어~ 우리가 노래방에서 도우미 불러서 놀다온걸 어떻게 알지?" "당신한테서 냄새가 나잖아."

그말 한마디가 모든걸 내포하고 있다. 20년을 같이 살아온 사람의 언행에서 알수 있었고, 옷에서 냄새가 났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일반상식에 의해서 남자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 이미 훤하게 알고 있었다.

부부가 오랫동안 같이 살면서 둔한 남편들은 집안에 분위기 파악도 잘 못하지만,
직감이 예민한 아내들은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듯이 어느새 내 마음을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한때 밤 늦은 시간 만취가 되어 집안에 들어서기도 했던 나의 자화상을 그려본것이다.
그러나 늦은 시간까지 술마시는것도 체력이 있어야 하나보다.

이제 나이가 50을 넘어서니,  철이 드는지, 체력이 떨어지는지, 이렇게 늦게까지 술 마실 자신도 없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한때 전성시대가 있나보다. 늦게까지 술 마신다고 호랑이 눈 부릅뜨고 말려도 술버릇 고치기 힘들다.
어느날 어떤 계기로 인해서 술을 줄이던지, 취미생활의 개발로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다면 분명히 사람이 변할것 같다.

지금도 거리에서 늦은밤까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지난날 나의 전성기를 보는듯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저런 모습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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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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