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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자유여행 2일차 오전에는 렌트카를 타고, 내수전일출전망대와 봉래폭포를 관광을 마치고 도동에 돌아오니 한나절 가까이 되었다. 이후 특별히 이동할 일이 없기에 렌트카를 반납했다. 이날도 오전에 바람이 심하게 불지만  혹시나 오후에는 독도, 죽도, 울릉도해상유람선 운항이 있을지 여객선터미널에 가보았더니, 창구마다 막아놓고 아예 직원도 없었다.

여행계획에는 오후에 독도나 유람선관광을 생각했지만, 기상악화로 인하여 모든일정을 수정해야 했다. 따라서 갑자기 여행일정을 수정하기란  그렇고, 오후에는 행남해안산책로를 돌아 보기로 했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서 오후에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다른 관광이 마땅하지 않아서 아내와 함께 비옷을 챙겨입고 도동항 해안산책로로 나갔다.

도동항에는 이시간 멀리서 거대한 여객선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도동항으로 입항하는것이 보인다. 시간을 보니까 1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니까 묵호항에서 8시 20분에 출발한 썬플라워 2호로 어제 우리가 타고온 여객선이 틀림없었다.

오늘도 기상악화로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여객선이 못들어 오는줄 알았는데, 규모가 큰 여객선이라서 운항이 가능한가보다. 내일 이시간에도 썬플라워2호가 들어오기를 바라면서........도동항 주변에는 해안산책로가 우선 돌아보기로 생각하고 해안산책로 우측으로 나갔더니 얼마 가지 못해서 철문으로 자물쇠를 굳게 잠그고 통제를 하고 있었다.

도동항 해안산책로의 우측은 통제가 되어서 다시돌아 나왔다. 이번에는 좌측으로 개설된 행남해안산책로 입구를 찾는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여객선터미널 뒤쪽으로 달팽이관 같은 계단을 타고 올라서니 해안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도동항 행남해안산책로는 도동부두 좌해안을 따라 개설된 산책로로 주변환경이 절경을 이룬다.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사이로 펼쳐지는 해안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해안산책로는 행남이라는 마을과 이어진다. 이 마을 어귀에 큰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해서 행남은 '살구남'으로도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도동항 좌측으로 나 있는 해안절벽 산책로를 따라가 보면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해벽에 부딪히는 파도와 깊은 해식동굴 아래의 투명한 바닷물을 바라보고 걷다보면 가을철 털 머위꽃이 군락을 이루는 행남 등대에 다다른다.

행남해안산책로는 온통 화산폭발 당시에 형성된 신비스런 암석과 용암이 흐르다가 굳어 버린 형상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신비감이 더한다. 하지만 해안로가 평탄하지는 않기 때문에 계단길을 따라서 오르내리는 수고는 감수해야한다.

해안산책로는 조망이 어디를 보아도 신비롭기만 하다. 해안가를 바라보면 망망대해에 파도가 출렁이고, 자그마한 배들이 오가는 풍경이 조망되고, 산책로의 바닥을 보아도, 앞을 보아도, 또한 뒤돌아 보아도, 사방이 멋진풍광 때문에 걸음이 늦어진다.

이렇게 한참을 걷다보면 중간지점에는 바위굴 안쪽에는 맑은 샘물이 졸졸 흘러내리는 약수터도 보인다. 약수터에는 누군가 준비해둔 커다란 프라스틱 대야와 바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샘물을 한바가지씩 퍼서 마셔보기도 한다.

이렇게 사방으로 펼쳐지는 멋진 풍광에 취해서 두리번 거리면서 조망을 즐기다보면 힘든줄도 모르고 어느새 행남마을에 도착한다. 이 마을 입구의 담장에는 이곳에서 1박2일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는 사진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마을을 지나서 가파른 산길을 약400m 정도 오르면 정상에는 먼 뱃길을 밝혀주는 행남등대가 있다. 해송 사이로 이어지는 등대 오솔길 입구에 산죽터널을 지나서 조금 더 오르면 들판이 가득하게 노란 털머위 꽃이 군락을 이루어 장관을 연출한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서 날씨가 흐려서 어두컴컴한 숲속으로 한참을 걷다보니, 산속에 머리가 까맣고 몸의 색깔이 하얀 얼룩 염소가 뛰어 다니는 풍경도 볼 수 있다. 등대에 도착했을때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비가 더욱 거세게 내리기 시작한다.

행남등대의 뒷쪽에는 목재테크로 시설된 등대전망대있다. 등대전망대에서는 저동항으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가 멋지게 한눈에 들어, 그 끝쪽으로는 길게 늘어진 방파제 가운데,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저동항에 정박중인 오징어잡이 배들과 저동항주변 마을이 한눈에 조망된다.

이날 오후의 일정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닐 비옷을 걸쳐입고 바스락 바스락 한적한 행남해안산책로를 걷다보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어느덧 행남등대에 도착하게 되었다. 행남등대에 도착했을때도 굿은 날씨는 비바람이 심해서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심술을 부리기에 간단하게 멀리까지 조망만 바라보고 곧 바로 해안산책로를 따라서 되돌아 가기로 했다.

행남등대에서 조망을 보고나니, 저동까지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를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지만 날씨 때문에 그냥 되돌아가기로 했다. 내일이라고 시간이 허용되면 다시 산책로를 걸을 생각을 하면서 도동항으로 되돌아 왔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날씨도 쌀쌀했으니, 따끈한 국물 생각이 나기에 울릉도 별미 따개비 칼국수로 온몸을 따듯하게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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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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