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관령 능선에 있는 선자령은 고개라기 보다 하나의 봉우리라 할 수 있다.
대관령은 겨울철에 영서 지방의 대륙 편서풍과 영동지방의 습한 바닷바람이 부딪쳐서
눈이 많이 내리고 내린 눈이 세찬 바람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태백산, 계방산, 백덕산과 함께
강원지역의 대표적인 겨울 눈 산행의 명소이다.
또한 겨울이면 드넓은 벌판에 하얗게 내린 눈으로 인하여 설원의 평야를 이루고,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을 이용하여 바람의 언덕위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깊게 남는곳이다.
하지만 선자령은 등산로도 완만하여 등산이라 하기 보다는 트레킹코스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로 고도가 많이 높아 보이지만,
산행 시점인 구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를 감안하면 해발 300m의 고도차이 밖에 안된다.
이날은 대관령휴게소에서 아침 8시 40분경에 출발했기 때문에 주차장이 한산한 편이였다.
구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해서 발길을 옮기면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안내판이다.
이곳에서 선자령이 0.3km 가 아니고 선자령 등산로 입구를 표기한것이다.
선자령이 바로 옆인줄 착각하지는 않겠지만~~ ㅎ
두번째로 만나는 눈에 익숙한 안내판들이 줄지어 서있다.
몇 년 전부터 그자리에 그대로 서있는데, 주변에 플랭카드들만 문구가 바뀌는것을 볼 수 있다.
이곳부터 길을 모르면 등산객들이 보이는곳으로 따라가면 된다.
선자령 정상을 오르려면 기본적으로 등산로의 구조를 이해하는것이 편하다.
우리가 이번에 진행할 등산로는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원점회귀 방식을 택했다.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코스는 시계반대 방향~~
바로 이 지점에서 등산로의 방향을 선택하게된다.
시계방향으로 가려면 좌회전으로 시작하고~~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면 도로를 따라서 조금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임도가 나온다.
입구의 갈림길에서 좌회전 했더니 곧 바로 선자령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선자령까지는 5.7km 이다.
한바퀴 일주하는 등산코스의 거리는 11.4km로 3시간 30분~ 4시간 30분정도 예상된다.
아직까지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등산객들이 거의 없어서 한적하다.
등산로에 들어서니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등산로 주변에 눈이 수북하게 보인다.
설마 등산로까지 눈이 쌓이지는 않았겠지 생각하면서~~
그늘진 숲속을 지나서 자그마한 언덕배기에 올라서니 조망권이 트인다.
멀리 바라보니 햇살이 비치는 양지쪽에는 눈이 중간중간 녹아서 바닥이 들어나 보인다.
이제 입춘이 지났으니 멀지 않아 봄이 오겠지^^
양떼목장 울타리길을 따라서 잠시 걷다보면,
눈속에 독야청청 분재처럼 아름답게 자라는 소나무를 잠시 감상해 본다.
오른쪽을 바라보면 멀리 산위에 통신탑이 솟아 있는것이 보인다.
저쪽에 보이는 임도길은 우리가 선자령 정상을 한바퀴 돌아서 내려 가는 길이 될것이다.
작은 계곡을 끼고 한참 오르다보니,
계곡가에 텐트를 치고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백패킹을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노숙자들이라고 말한다. ㅋㅋ
얼마후 등산로가 완전히 막혀 버렸다.
어디에서 단체로 산행을 왔는지 몰라도 단체 등산객 100여명이 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단체팀의 틈을 비집고 빠져 나가야 했다.
먼저 앞질러 가려고 했더니, 단체팀들이 갑자기 앞다투어 출발을 하고 있다.
우리팀 10여명은 단체팀에 섞여서 한참동안을 걸었는데~~
칼 바람 때문에 모두들 안면 마스크를 착용해서 누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가파른 경사로를 만날때쯤 우리팀은 공터를 이용해서 옆으로 빠지고~
일행들을 정비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넘어진김에 쉬어가는 셈이다. ㅎㅎ
단체팀을 앞으로 모두 보내고 천천히 걸어가니 등산로가 한적해서 좋았다.
그런데 앞쪽에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은 선자령을 1.7km 앞둔 지점이다.
선자령은 일년내내 어느곳 못지않게 바람이 강한곳이다.
따라서 강풍이 불어대는 벌판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멀리서 보면 바람개비 같은데, 가까이 다가가면 돌아가는 소리에 공포감이 들기도 하는데~~
여름에는 풍력발전기를 바라보면 시원한 느낌이 들지만,
겨울에는 풍력발전기를 바라보는 자체만으로도 칼바람을 더욱 느끼게 한다.
추운 겨울에 선풍기는 왜 돌리는거야 ^^
선자령 정상이 멀지 않은곳 하늘목장 입구에는 넓은 공터가 있다.
이곳은 바람이 덜 불고 햇살이 들어 아늑한곳이라서 팀별로 모여서 먹거리를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하늘목장 입구를 지나서 한참 걷다보면 평평한 길을 잠시 걷게된다.
그러다가 선자령 정상을 앞둔 100여미터는 급경사를 힘겹게 올라야한다.
경사로를 올라서면 평평한 선자령 정상이 보인다.
선자령 정상의 평평한 공간에 올라서서 우선 뒤돌아 보면서 조망을 한다.
이제 봄이 오는 벌판은 눈이 많이 녹아 보이지만 칼바람은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불어댄다.
멀리 아련하게 황병산이 보이고, 앞쪽에는 매봉으로 가는길이 조망된다.
드디어 해발 1,157m의 백두대간 선자령 정상에 올라섰다.
백두대간 선자령 표지석의 뒤쪽에는 백두대간 지도가 크게 그려져 있다.
이날은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정상이 한산하다.
하지만 등산객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엄두도 못낸다.
선자령에는 햇살이 들어서 온화한 분위기 같지만, 칼바람이 불어서 5분도 머물기 힘들다.
서둘러 기념사진 한장씩 찍고 서둘러 하산길로 들어선다.
드넓은 벌판을 통해서 시계반대방향으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팀이 하산하다보니 이제 부터 서서히 등산객들이 많이 올라오는것이 보인다.
저멀리 설원의 평야에도 아련하게 등산객들이 줄지어 오는 풍경을 보면서~~
커다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것이 신기해서 사진을 또 한장 찍어본다.
선자령에서 새봉 방향으로 하산하는 등산객들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반대쪽에 올라오는 단체 등산객들은 한꺼번에 수 백명씩 올라오면 정신이 없다.
등산로가 좁아서 한줄로도 교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좁은 등산로지만 어쩌다 한번씩 공간이 있으면 쉼터로 활용된다.
좁은 등산로에서 서로 부딧치면서 어렵게 걷다보니 드디어 임도가 나온다.
교행도 어려운 등산로를 벗어나니 이제야 마음이 편하다.
이제 넓은 임도를 통해서 한참동안 내려오다보니 멀리로 주차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우리가 다녀온 등산로를 다시한번 확인해본다.
어느 방향으로 산행을 하더라도 어차피 원점회귀 해야하는 등산로다.
대관령휴게소에 돌아오니 주차장은 포화상태가 되었고, 주변까지도 혼잡해서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다.
이날 등산로에서 교행한 등산객들을 대략 헤아려도 2,000명도 넘었으니~~
정말 선자령이 이처럼 몰려드는 등산객들 때문에 주말이면 몸살을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둘러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을 벗어나서 횡계방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횡계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조금 이름있는 식당을 3곳이나 찾았지만 자리가 없어서~~
결국은 4번째로 선호하는 집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영동고속도로에는 오후 2시가 넘어서자 벌써 자동차들이 밀리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늦은 밤까지 또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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