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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 주변에 고인이 되신분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우리들 가슴에 많은 충격을 주었던 노무현대통령, 김대중대통령의 사망과, 이름이 많이 알려진 연예인, 그리고 가까이 지내던 친척및 지인들의 사망소식을 접하면서 인생의 삶과 죽음을 다시한번 돌아 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얼마전 지인이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갔습니다. 조문의 경우는 고인과 평소에 친분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상주들과 친분이 있어서 조문을 가는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상주들과 친분이 있어서 조문을 가는경우가 더 많을겁니다.

그러나 필자가 조문하러간곳은 고인과의 친분도 있지만, 상주들도 아는 사이라서 조문을 갔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루게되면 전통적인  방식에 의하여 조문객들로 부터 조문을 받게됩니다. 먼저 조문객은 고인의 영전앞에 분향하고나서, 고인에 두번 절을 하고 옆으로 돌아서 상주들과 맞절을 합니다.

늘 그렇게 해오던 방식이라 당연히 그렇게 조문 하려고, 옷매무새를 고치고 빈소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예상밖에 이곳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빈소에 들어서니 상주들이 다른곳처럼 오른쪽에 검정색 양복차림으로 서 있습니다. 습관처럼 빈소에 들어서서 영정을 향해 분향후 절을 하려고 방향을 잡았는데, 상주가 한발 나서서 하는말이 절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교회식 장례이기 때문에 그냥 묵념만 올려야 한다고 합니다. 어쩔수 없이 상주가 시키는데로 묵념만 하고나서 문상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왠지 허전한 기분이 드는것은 왜 일까요. 고인에대한 예우를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일겁니다.

필자는 무신론자이기 때문에 종교에대한 아무런 치우침 없이 단순하게 고인이 되신 지인에게 두번 절로서 예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상주가 원하는 방식으로 문상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섭섭함을 금할길 없었습니다. 

현대사회는 시대의 변천으로 인하여 여러 종류의 종교가 도입되었고 누구나 자유롭게 종교를 가질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몰입된 종교로 인하여 친척이나 가족들간에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고인을 앞에두고 장례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형제간에 서로 종교가 달라서, 목소리큰 사람이 자기주장이 옳다고 "교회장으로 하자"  "일반장으로 하자"고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족간에 종교갈등은 누구도 풀지못하는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전통적인 장례절차에 의하여 고인을 위해서 찾아오는 문상객들을 맞이하지만,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은 '고인에게 절을 할수없다.' '제사도 안지낸다 하더군요.' 하지만 평소에 친분이있던 고인은 전혀 종교가 없기때문에, 고인을 위하여 마지막 가시는길에 절이라도 하면서 명복을 빌어주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말에 부모를 돌아가시게 한 자식은 죄인이라고 3년동안 속죄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사고방식이 바뀌었지만, 고인을 찾아와서 마지막 명복을 비는 조문객에까지 자신이 믿고있는 종교를 이유로 그 방식을 강요하는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고인에 대한 예우는 문상객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마음이기에 어떤사람이든 고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조문을 왔다면, 두번 절을 하든지, 묵념을하든지, 나름대로 고인의 명복을 빌도록 자유권을 주는것이 타당하지 않을까요.

상주와의 친분때문에 조문을 갔다면 상주가 원하는 방법을 따라도 별 무리가 없겠지만, 고인과의 친분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떠나는길에 예우를 갖추지 못한것이 고인에게 오히려 죄송 스러운 생각만 들게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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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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