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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있으면 추석명절이 다가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추석에는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온가족들과 오랫만에 만난 일가들이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손도손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이여지는데는 말못할 며느리들의 애환이 서려있지요.

누군가가 명절준비를 해야만 하기때문에 명절때마다 스트레스 받는 며느리들이 많이있지요. 며느리들은 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 어차피 명절이면 누군가가 육체적인 노동을 해야만 명절이 치루어 질것은 당연하지만 공평하지 못한 육체노동에서 많은 불만을 느낄것 같습니다.

그리고 옛말에 "동냥은 못 줄 망정 쪽박은 깨지 말지" 라는 말이 있듯이 명절준비 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시어머니의 잔소리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집은 명절이 지나도 명절증후군을 느끼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이렇한 분위기가 조성되기까지는 저절로 이루어진것은 결코 아니며, 서로간에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향에는 칠순을 넘기신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칠순노모는 5살에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고아가 되어 남에 집에서 천대받고 자라다가 18살에 아버님과 혼인을 했답니다.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출가후 모진 시집살이 하면서, 오랜 세월을 남편에게까지 사랑받지 못하고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장남을 결혼 시키고 며느리를 맞았을때는 아주 고지식한 옛날 사고방식을 주입하려는 시어머니 때문에 아내는 힘들어 했습니다. 
 


시어머니의 이런점이 싫었다.

장남은 무조건 부모와 살아야한다.
장남이 객지에 살면 거리감이 생겨서 부모봉양할 생각을 안할거라고 분가를 반대했습니다.

시댁에 가면 며느리가 다 해야한다.
시댁가면 새벽5시에 일어나서 밥하고 반찬해서, 6시에는 무조건 따듯한 아침상을 차려야합니다.

시집 왔으면 죽어도 이집 귀신이다.
"처가집과 화장실은 멀면좋다"고 여자가 친정가는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남자들은 주방에 들락거리면 안된다.
예로부터 주방은 여인들의 영역이다. 남자들은 주방에 얼씬거리면 불알이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시집왔으니까 남편을 잘 받들어야한다.
옛날에는 시집 온 며느리가 잘해야 가문이 잘된다고하며 남편은 아내하기 나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 앞에는 장사없다." 는 옛말을 상기라도 하듯이 세월이 흐르고, 4남매를 하나하나 출가시키고 두분만 시골에서 사시면서 조금씩 사고방식이 바뀌기 시작 했습니다.

그 대담하던 시어머니의 권위도 위상도, 모두 버리고 당신으로 하여금 자식들에게 짐이 되면 안된다고 스스로 두분만의 노후를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변해버린 시어머니의 사고방식에 아내는 놀라워했습니다.


시어머니의 이런점이 좋다.

우리는 괜찮으니 너희들이나 잘 살아라.
결혼초에는 분가까지 결사반대 하더니, "우리는 괜찮으니까 아이들 잘키우고 너희들이나 잘 살아라" 하시면서 오히려 격려를 하십니다.

며느리와 스킨십을 통해서 정을 나눈다.
한,두달만에 부모님 찾아뵈면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어머니가 달려나와 며느리를 포옹하면서 "사느라고 고생이 많지" 하면서 등을 토닥토각닥 두들겨준다.

미리미리 음식을  준비해놓고 기다린다.
자식들이 객지에서 "돈버느라고 고생하는데 명절까지 고생해서 되겠냐" 고 미리 가족들과 충분히 먹을많큼 손수 음식을 준비해 놓고 "아무것도 사지말고 그냥와라" 하신다.

잘못된점이 있으면 아들부터 야단친다.
가끔은 아내가 시어머니에게 남편의 허물을 이야기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편파적이지 않고 이야기 들어보고 자식이 잘못된점이 있으면 자식을 오히려 야단친다.

며느리들과 다정하게 대화를 많이한다.
예전에 완강하시던 시어머니의 권위의식은 모두버리고 사소한 집안에 대소사 문제며 시아버지와의 싸운 이야기까지 며느리들과 터놓고 대화를 함으로 장벽이 생기지 않는다.

칠순을 넘기셨지만 건강한 모습이 좋다.
대부분 연세가 드시면 자식들에게 의지하고자,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금 아프셔도 자식들 걱정시킨다고 말씀도 안하시기도 하지만, 그래도 늘 건강하셔서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용돈 모았다가 며느리들 선물을 해준다.
아버지는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주로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리지만 꼬박꼬박 모았다가 어느날 가족들 모이면 며느리들에게 선물을 똑같이 준비해서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며느리들을 오히려 고생한다고 위로한다.
사실 명절때 하루 얼굴만 비치고 돌아오기 미안해서 "일을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하면, "너희들이 객지에서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고 고생이 많지" 하면서 오히려 독려를 하신다.

사돈간에 거리감을 없애고 우애가 돈돈하다. 
멀리 사시는 사돈댁에 가끔씩 안부전화를 나누고, 시골에 생산하는 귀한 특산물이 생기면 사돈댁에 수시로 택배로 보내서 사돈간에 우애가 돈독하니 아내의 마음은 흐믓할 나름이다.

명절날 성묘가 끝나면 서둘러 친정가라고 한다.
명절날 며느리들 친정가려면 이리저리 눈치 살펴야하는 것을 미리 케치하시고 먼저 말을 꺼낸다. "내가 나중에 정리 할것이니 설것이는 대충 끝내고 언른 준비해서 친정가라" 말씀하신다.


이렇게 칠순노모의 사고방식이 현대식으로 바뀐것은 "자식 앞에 장사없다"는 옛말을 상기하시고 시대의 흐름대로 자식들을 이해하려는 희생정신일 것입니다. 구세대와 신세대에서 벌어지는 견해차이는 분명히 누군가의 희생없이는 좁힐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당당하던 시어머니로서의 권위도 모두 버리고 객지에 나가있는 자식들이라도 잘 살아주길 바라는 희생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난날 어머님에게 "자식에게 해준게 뭐있냐"고 대들면, "너도 자식낳아서 키워봐라" 그말을 이제야 알것같습니다. 

이제 내 자신이 중년의 나이가 되고나니 자식들이 모두 나가고, 아내와 단둘이 마주앉아 가끔은 자식들 출가문제를 이야기 하곤합니다. "결혼초에 시어머니 흉을 많이도 보더니 벌써 몇년 있으면 당신도 시어머니 되겠네"^^ 이렇게 얘기하면, 아내는 "글쎄, 나는 어떤 시어머니의 모습으로 보일까?" 하면서 가벼운 상상을 하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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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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