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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죽 IC에서 빠져나와 안성시내로 향하는 길의 오른쪽에 죽산면 매산리가 있다. 여기에 죽주산성이 있는 비봉산이 있고, 비봉산을 등지고 서 있는 미륵불이 있는데 이것이 태평미륵이라한다. 미륵불은 미륵당이라고 불리는 누각에 모셔져 있다. 미륵의 키는 3.9m 가슴둘레 2.1m 이며, 그 미륵을 보호하는 누각의 높이도 만만치 않다.

미륵의 생김새는 그리 균형미있게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보석으로 장식한 관인 보관을 쓴 얼굴이 몸 전체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갸름하고 길쭉한 얼굴에 이마까지 덮고 있는 꽃무늬가 부드럽게 보인다. 가로로 길쭉한 눈과 반달처럼 둥근런 눈썹이 시원스럽다.

둥근 귀가 어깨까지 닿을 정도로 긴데, 소원을 빌러 온 백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미륵의 마음이 담긴 듯하다. 얼굴의 생김새가 이성적인 것에 비해서 몸집은 당당함마저 풍기며, 살집이 두툼한 손가락과 투박한 어깨선이 그러하다. 누각의 생김새 가운데 눈길이 가는것은 나무 기둥을 받치고 있는 돌인 주초석이다. 


일죽 IC에서 안성 방면으로 38국도를 따라 1.7㎞가면 제 2죽산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 용인방면 17번국도로 들어서면 길 왼쪽에 미륵당 마을입구에 '매산리 석불입상'이라는 안내표지판을 만난다.


매산리 미륵석불은 고려초기 보살상의 양식으로 보아서, 당대에 조성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돌담장으로 둘러쌓인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높은 누각안에 인자하게 미소 짓는 보살상을 만날 수 있다. 


보살상이 모셔져 있는 아늑한 누각 지붕에는 참새 가족이 둥지를 틀어 미륵불의 은혜를 입고 있으며, 수다스레 짹짹대는 참새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미륵불이 언뜻 가볍게 미소짓는 것 같이보인다.


미륵당 입구에 세워진 매산리 석불입상의 안내문에 표기된 석불의 높이가 5.6m 누각의 높이를 말하는지 실제 3.9m와는 차이가 있어서 혼선을 주고있었다. 현재 매산리 석불입상은 경기도 유형문화제 37호로 관리되고 있다.


미륵불이 있는 마당에는 아담한 5층석탑이 놓여 있어서, 미륵불과 그 모습이 서로 잘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나지막한 담 안에 마련되어 있는 미륵불과 석탑으로 주변 분위기가 고향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미륵당은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세개씩의 돌을 네모나게 깎아 세웠는데, 솜씨가 거칠고 투박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거칠거칠한 화강암 면을 만져보면 기둥을 다듬던 석수장이의 망치와 정소리가 돌에서 울려나오는 것 같다.


태평미륵은 높이 3.9m의 보살상으로 머리에는 보관이 높이 솟아 있는데, 고려 초기 보살상에서부터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얼굴은 넙적하고 눈·코·입은 비례가 맞지 않아 독특한 인상을 주고 있다.



체구는 얼굴에 비해서 작은 편이며 어깨는 둥글고 가슴은 듬직하게 처리되어 있다. 양 손목에는 팔찌를 하고 있는데, 오른손은 가슴에 들어 손바닥을 밖으로 해서 보이게 했으며 손가락을 구부려 멋을 부리고 있다.


미륵불 앞에 건립되어 있는 5층석탑은 현재의 위치가 원위치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반형 석탑으로 화강석의 각 부재가 정연하고 짜임새 있게 결구 되어 있으며, 현재 경기도 향토유적 제20호로 관리되고 있다. 


이 석탑에서는 건립시기와 후원자를 알 수 있는 탑지석이 출토되었고, 현재 탑지석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석탑이 조성된 년대는 지금부터 약 천년을 거슬러 올라간 서기993년이라고한다. 


이외에도 안성지역에는 대농리 석불입상, 아양동 석불입상 등 크고 작은 미륵불상들이 여기저기 20여개나 산재하는데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이 지역에 특이하게 많은 미륵이 생긴이유는? 충청, 전라, 경상 삼남에서 한양가는 길목이던 안성은 예로부터 고을이 번성했기 때문인듯하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이 시대에 지배층의 수탈이나 오랜 전쟁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던 민초들의 자기구원의 한 수단으로, 인간의 연약한 마음을 불심에 의지하려는 미륵신앙이 더 크고 깊게 나타났던 것일 것이아닐까? 하지만 모든것은 추측에 불과할뿐이며, 진실을 알 수 있다면 천년 세월을 말없이 묵묵히 서있는 미륵불만이 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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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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