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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과 정선에는 유독 오지 마을이 많다. 강줄기가 굽이굽이 돌면서 이 마을 저 마을을 갈라놓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웬만한 오지마을이라도 튼튼한 콘크리트 교량이 놓여져 있어서 편하게 강을 건너 마을을 왕래할수 있지만,옛날에 하절기에는 시원한 물에 발벗고도 건널 수 있으나 날씨가 추워지면 강을 건너 다니는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옛선인들은 임시가교를 놓기에 적합한 조건을 찾아서 강폭이 좁고 물이 깊지 않은곳에 1m 남짓한 높이로 자연의자료를 이용해서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냈으니 그것이 섶다리였다. 

 요즘은 오지마을에도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져 있어서 강건너 불구경한다는 말은 옛말로 사라져 버린 지금이지만, 인들의 지혜로 만들어졌던 섶다리의 전통을 되살려 향수를 느끼게하는 섶다리 마을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는 여름철 맑은 물과 강변 풍경으로도 알려져 있어서 하절기에는 수많은 도시 사람들이 찾아드는 휴식장소지만, 겨울 무렵이면 섶 다리가 놓여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스카이뷰를 통해서 바라본 섶다리 마을의 풍경이다.주천 다한우촌에서  평창방면으로 82번 지방국도를 따라서 약8km정도 가면 판운강변이 눈에 들어온다.이 강줄기는 평창에서 영월동강으로 흘러드는 강물이 마을을 한바퀴 돌아서 나가기 때문에 미다리 마을이 섬처럼 보인다.붉은 둥근원 부분은 밤뒤마을과 미다리 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가 설치된 모습이고, 화살표 부분은 몇년전에 새로 새워진콘크리트 다리의 모습이 뚜렸하게 나타나 보인다.

산모롱이를 돌아서 강변도로에 접어들면 강을 가로지른 섶다리가 거대한 지네처럼 보인다.판운리의 섶다리는 판운마을회관 앞에 놓여져 평창강을 사이에 둔 밤나무가 많이 난다는 밤뒤마을과 건너편의 미다리 마을을 하나로 연결해주고 있다. 미다리라는 지명 이름도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여름 장마 때면 섶다리가 떠내려가 다리가 없다고하여 붙여진 것이 라고한다.(지명이 참 재미있다. "미다리" 다리가 없다)

판운리 마을회관쪽에서 바라보는 섶다리의 풍경이다.초가을에 다리를 놓았을 때는 소나무 가지가 파란색이였는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듯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이 많은 계절에는 섶다리가 휩쓸려 내려 갈듯이 강물이 철철 넘처 흐르고 있으나,금년에는 가뭄으로 인하여 강물도 거의 말라 버리고 결빙되어서 눈 덮힌 섶다리가 썰렁하게 느껴진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가지, 진흙으로 놓여 진 임시다리를 말하는데, 강을 사이에 둔 마을주민들의 왕래를 위해 매년 물이 줄어든 겨울 초입에 놓았다가 장마철 불어난 물에 의해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된다. 

겨울철이라 한파로 강물은 전체가 결빙되고, 섶다리 위에도 눈이 소복하게 쌓여서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어보인다.섶다리 위를 걸으며 흔들어 보았더니, 완충역할이 되어서 약간씩 흔들리니 한층 더 섶다리를 건너는 재미가 있었다.
  

섶다리는 매년 추수를 마치고 10월 말경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4일~ 5일에 걸쳐 만들었다.장마가 지면 불어난 물에의해 떠내려가게 되는데 , 주로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형으로 거꾸로 막고, 그 위에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어 다리의 골격을 만든 후 솔가지로 상판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어서 만든다.

지네발을 닮았다고도 비유되는 이 섶다리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도끼와 끌로만 기둥과 들보를 만드는 정 교한 작업이다.

 10월말경이면 동네 주민들이 모여 다리를 놓는 풍경은 바로 마을 화합의 상징이다. 자연에 철저히 순응하는 인공물로서  이듬해 여름 장마에 쓸려가면 다시 겨울을 기다렸다가 섶다리를 만드는 식이다.그러나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이 행사는 슬그머니 사라졌었다. 강 곳곳을 가로지른 콘크리트 다리들이 섶다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요즘, 굳이 힘을 들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옛선인들의 슬기로 놓여졌던 섶다리가 마을사람들의 뜻을 모아 부활하기 시작하면서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주민들이 밤뒤에서 미다리로 연결하는 섶다리를 놓고 매년 축제를 연다.

섶다리는 예전에 영월 과 정선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교량이 들어서 대부분 사라져 버리고 요즘은
이색 풍물이 되어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지금은 1㎞ 떨어진 강 상류에 번듯한 콘크리트 다리가 있지만  선인들의 슬기를 재연한푹신한 섶다리위의 흙길을 걸을때 오는 편안한 운치와 함께 전통 섶다리는 도시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 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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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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