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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봄, 가을에 날씨가 좋은날을 택해서 결혼식을 올리는것이 일반적인 관례처럼 통했지만,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사계절 언제든지 청첩장이 날아듭니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다보니 친구들 자녀들이 줄줄이 결혼대기자들입니다. 올 가을 들어서도 벌써 몇건의 결혼식을 치루다보니 주말이면 잔치집 다니기 바쁩니다.

몇일전 우편함에 또 한통의 청첩장이 날아들었습니다. 이번엔 또 누굴까? 생각을 하면서 봉투를 보니까, 코찔찔이 여자 동창생 이름을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결혼도 하지않고 반평생을 혼자 살아온 친구인데.......... 자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봉투를 조심스럽게 열어봅니다.

그런데 50대 초반의 친구들은 요즘 줄줄이 자녀들 결혼 시키느라고 분주한 나이입니다. 그런데 청첩장을 보니까, 신부 이름에 여자친구의 이름이 버젓하게 올라가 있는겁니다. 그렇다면 이 친구가 이번에 정말 시집을 간단말인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친구는 시골마을에서 함께자란 초등학교 친구들 모임에 회원입니다.


반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친구가 결혼하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자라난곳은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피던 강원도 오지마을에서 자동차도 구경못하고 살던곳 입니다. 학교라 해봐야 학년당 1학급 45명이 오손도손 꿈을 키워오던 꼬찔찔이 친구들이 40대의 나이가 넘어서자 서로 연락하여 23명이 모였습니다. 이제 나이가 50대로 접어들자 줄줄이 자녀들 결혼하고 손자들이 줄줄이 딸리는 나이입니다.

그런데 그중에 특이한 여자친구 한명은 이 나이가 되도록 여차여차해서 결혼도 못하고 살아가는 친구가 한명있습니다. 아무리 친구라도 그가 살아온 과정과 사생활 문제까지 터놓고 이야기 할 입장은 아니라 묻어두고 있습니다. 그저 독신으로 살아가는것이 마음편하다고 하면서 살아가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결혼을 한다는 청첩장이 날아왔습니다.

비상 소집령 "12월 18일 오후에 전원 화성으로 집결하라"

23명의 친구들은 어느날 갑자기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로 연락해서 그 친구가 결혼한다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서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나이 50이 넘어선 나이에 늘 독신으로 살아가는것이 편하다고 하던 친구가 갑자기 결혼이라니....... 이건 특종뉴스입니다. 친구들에게 비상소집령이 내려졌습니다. "12월 18일 오후에 전원 화성으로 집결하라"

친구들은 회장과 총무의 명령에 따라 전국에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5시쯤 되니까 총원 23명에 17명이 모였습니다. 집결지에서 내일 새신부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서 전야제를 어떻게 할것인가 토론하고 있을때 새신부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우리집으로 들어와" 그말을 기다렸다는듯이 모두 신랑신부의 보금자리로 찾아갔습니다.


농촌총각 구제되고 노처녀 배필 만났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신랑신부의 보금자리를 찾아가는길은 시골마을 구불구불한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서 한참 들어가니 최근년에 지어진 널찍한 농촌주택이였습니다. 바로 이곳이 친구의 신혼살림집으로 이미 이사를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신랑의 나이는 53살로 젊어서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농촌을 지키며 살아가는 듬직한 사람입니다.

모두 반평생 세상살이 살아온 만큼이나 노련하며, 몰려든 신부친구들에게 너무 편안하게 대해줍니다. 그들은 어차여차하게 살아오면서 우연한 기회에 인연이 닿아서 우여곡절끝에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중년의 나이에 결혼하면서 이처럼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 줄 몰랐다고 감동을 하는 신랑신부를위해 밤이 깊어가도록 축배를 들었습니다.

늦은밤까지 축배를 드느라고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모두 일찍 일어나서 늦깍이 신랑, 신부의 결혼식에 예쁘게 단장하고 나갈준비를 합니다. 그리고는 결혼식 시간을 두어시간 앞두고 미리 결혼식장 주변에 나가서 분위기 파악을 합니다. 하나 둘 하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제법 결혼식장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신랑신부가 너무 좋아서 싱글벙글 웃어도 되는거야.............

50대 신혼부부의 표정은 어떻할까? 비록 머리는 벗겨지고 신부의 얼굴은 나이 만큼이나 주름이 들어 보이지만 여전히 신랑신부의 모습은 화려합니다. 예전에 신부는 웃으면 안된다고 하던데 요즘 신부는 그저 좋아서 싱글벙글 웃고 난리입니다. 드디어 결혼식이 시작되었고 여전히 20대들 결혼식과 분위기가 다를바 없습니다.

하지만 신랑 신부가 동시에 손잡고 입장하고, 절차는 간소화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우인대표들도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중년들이 참석한 결혼식이였습니다. 하지만 중년의 나이지만 화사한 웨딩드레스 입고 천사같이 입장하는 친구의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는 반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늦깍이 결혼하는 친구의 영원한 행복을 진심으로 빌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신랑신부는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친구들이 따라가면 민폐가 될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이글은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다음 메인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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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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